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두 딸이 그룹 신사업을 주도한 가운데, 더미식 등 신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적자지속과 함께 현금이 고갈되고 있다.
16일 데이터뉴스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하림은 최근 신선식품 직배송 서비스 ‘오드그로서(Odd Grocer)’를 선보였다. 생산과 유통의 중간 단계를 최소화해 소비자에게 ‘당일 생산·도축, 당일 출고’ 원칙으로 식품을 공급하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약 1500억 원을 투자해 자체 풀필먼트 시스템 ‘FBH(Fulfillment By Harim)’을 구축했다.
이 사업은 차녀 김현영 하림지주 차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지난 9월 ‘NS푸드페스타’ 현장에 직접 참여해 오드그로서 부스를 지키며 홍보에 나섰다.
장녀 김주영 하림지주 상무는 ‘더미식’, ‘하림펫푸드’ 등 브랜드 론칭을 주도했다. 더미식은 ‘간편하게 즐기는 외식 수준의 한 끼’를 내세워 2021년 출시됐다. 이후 냉동면·국탕찌개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했지만 수익성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무 상황도 녹록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림산업의 최근 5년간 누적 영업손실은 4123억 원에 달한다. 현금성자산은 2022년 376억 원에서 2023년 185억 원, 2024년에는 59억 원으로 급감했다. 현금 유동성 악화로 신규 투자 여력에도 제약이 생겼다.
한편, 하림그룹의 지주회사인 하림지주는 김홍국 회장과 장남 김준영 팬오션 투자기획 책임이 주요 주주로 구성돼 있다. 김 회장은 하림지주 지분 약 21%, 김 책임은 본인 명의와 특수관계사(올품·한국바이오텍 등)를 통해 약 22% 안팎을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의 두 딸인 김주영 상무와 김현영 차장은 각각 4381주(0.01%)를 들고 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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