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들의 비이자이익이 1년 새 6.1% 늘었다. 이 기간 이자이익(1.1%)보다 더욱 두드러진 증가세다. 금융지주사들은 높아진 가계대출 금리를 통해 이익을 늘린다는 '이자 장사' 비판을 피하기 위해 비이자이익 확대에 힘쓴 결과로 풀이된다.
21일 데이터뉴스가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 합계는 12조25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1조5430억 원) 대비 6.1% 증가했다.
금융지주사는 올해 들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KB금융그룹은 3분기만에 순이익이 5조 원을 넘기며 리딩금융 자리를 굳건히 했다.
업계에서는 금융지주들의 호실적 배경으로 예대금리차에 의한 이자이익 증대를 꼽고 있다. 가계대출 금리는 꾸준히 높아지는 가운데, 예·적금 금리는 2~3% 안팎으로 머무르고 있어 은행권의 수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지주들의 올해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38조699억 원으로 전년 동기(37조6602억 원) 대비 1.1% 증가했다.
금융지주들은 이자 장사 비판을 피하기 위해 비이자이익을 늘리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 완화로 이자이익을 강화하기 어려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필수 전략으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이에 힘입어 올해 비이자이익 증가율(6.1%)은 이자이익(1.1%)을 앞섰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NH농협금융지주의 성장률이 돋보였다. 지난해 1조5563억 원에서 올해 1조8766억 원으로 20.6% 증가했다.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이후 비이자이익 확대를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지난 2월 취임사에서는 "이자수익 등 전통적인 수익원을 통한 성장이 점차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며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손익기반을 함께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수수료이익을 중심으로 비이자이익을 늘렸다. 수수료이익은 펀드, 신탁, 방카슈랑스 등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통해 발생한다. 2022년 1조4188억 원에서 2024년 1조7999억 원까지 성장했고, 올해는 3분기 누적 1조5071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3392억 원) 대비 12.5% 증가했다.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이익(1~3분기)도 증시 호황을 기반으로 지난해 1조846억 원에서 올해 1조3486억 원으로 24.4% 증가했다.
NH농협금융은 올해 금리 하락으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방어 실패로 이자이익 감소를 겪었다. 하지만 비이자이익이 이를 방어하며 순이익 감소세를 최소화시켰다.
하나금융지주도 비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2조259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조8049억 원)과 비교하면 12.2% 늘었다. 하나금융 역시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외환파생 관련 매매 동반 증가에 영향을 받았다.
하나금융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비이자이익 2조 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3분기만에 2조 원이 넘는 비이자이익을 벌어들였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비이자이익을 늘렸다. 올해 3분기 3조1692억 원, 1조4420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218억 원, 1조3780억 원) 대비 4.6% 증가했다. KB금융은 홀로 비이자이익이 3조7820억 원에서 3조7390억 원으로 1.1% 감소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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