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지방은행, '지방' 꼬리표 떼고 AX·블록체인 영토 확장

강정훈 iM·김성주 부산·정일선 광주·박춘원 전북은행 신임 행장, 경영방침 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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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꼬리표’ 떼고 AX·블록체인 영토로”

▲(왼쪽부터) 강정훈 iM뱅크 행장, 김성주 부산은행장, 정일선 광주은행장, 박춘원 전북은행장 / 사진 = 각 은행


지역 경기 침체와 인터넷 전문은행의 파상공세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지방은행들이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4대 지방은행들은 행장 교체라는 ‘고강도 인적 쇄신’을 단행한데 이어,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정훈 아이엠(iM)뱅크 행장, 김성주 부산은행장, 정일선 광주은행장, 박춘원 전북은행장 등 4명의 신임 수장이 경영의 고삐를 일제히 당기고 있다. 이들의 공통 키워드는 ‘AI 고도화’와 ‘블록체인 기반의 미래금융 플랫폼 선점’이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대구은행에서 간판을 바꿔 단 iM뱅크다. 황병우 회장과의 겸직 체제를 끝내고 최근 첫 단독 행장에 오른 강정훈 행장은 ‘가장 지역적인 시중은행, 찾아가는 디지털 은행’을 기치로 내걸었다.

강 행장은 단순한 디지털화를 넘어 조직 전체를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AI 전환(AX) 거버넌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가치경영그룹과 기관영업그룹을 분리하고, 미래혁신투자팀을 신설해 AI가 자산 관리와 대출 심사를 주도하는 시스템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중은행 전환 3년 차를 맞아 ‘전국구 하이브리드 뱅크’로서의 디지털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부산은행과 전북은행은 이례적으로 캐피탈 대표 출신을 행장으로 발탁하는 ‘파격’을 택했다. 비은행 부문에서 수익 다각화 능력을 검증받은 인물을 통해 은행의 보수적인 체질을 바꾸겠다는 계산이 엿보인다.

김성주 부산은행장은 ‘디지털 기반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선언했다. 부산시가 추진 중인 디지털 자산거래소와 연계, 블록체인 기반의 예금 토큰화 및 결제 시스템 마련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박춘원 전북은행장은 정통 뱅커 출신은 아니지만, 제이비우리캐피탈에서 쌓은 투자금융(IB) 노하우를 은행에 이식하고 있다. 박 행장은 “인수금융과 벤처캐피탈 투자를 통해 생산적 금융을 실천하되, 이를 지탱하는 것은 AI 기반의 정교한 리스크 관리”라고 강조했다.

내부 승진한 정일선 광주은행장은 조직 안정과 혁신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광주은행은 ‘AI 혁신부’와 ‘신성장 전략본부’를 신설하며 ‘AI-우선(First)’ 경영을 본격화했다. 지역 내 미래 자동차 및 첨단산업 단지와 연계해 AI가 실물 경제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배분하는 ‘생산적 금융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이 유통·가상자산 플랫폼과 손잡고 스테이블코인과 한국은행 디지털 화폐(CBDC) 실증 사업에 속도를 내는 반면, 지방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 수장들이 AI와 블록체인을 강조하는 것은, 인터넷은행에 더 밀리면 고사할 수 있다는 절박함의 발로”라며 “올해는 지방은행이 ‘디지털 이등 시민’에서 벗어나, 기술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생존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선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