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에서 나무 키우고, 고양이 밥 주며, 설문 참여해 용돈벌이

인터넷전문은행 ‘앱테크’ 경쟁 치열…매일 접속 유도해 ‘플랫폼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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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에서 나무 키우고, 고양이 밥 주며, 설문 참여해 용돈벌이”
고물가 시대를 맞아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앱테크’를 앞세워 고객 붙잡기에 나서고 있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은 금융거래를 넘어, 게임·미션·콘텐츠를 결합, 소비자를 매일 앱으로 불러들이는 ‘플랫폼 경쟁’을 최근 본격화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짧게는 30초 설문, 길어도 1분 남짓의 미션을 수행해 10~50원을 쌓을 수 있다. 매일 반복하면 교통비·통신비를 보태는 수준이 된다. 실제로 이들은 하루 수십 원씩 모아 월 2000원 안팎의 ‘현금 흐름’을 만들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과거 비누·치약을 주던 오프라인 마케팅 대신, 앱 내 현금성 보상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케이뱅크, ‘돈나무’와 ‘용돈받기’로 앱테크 선도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들 인터넷은행중 가장 공격적인 곳은 케이뱅크다. 대표 서비스인 ‘돈나무 키우기’는 앱에 접속하거나 미션을 수행하면 가상의 나무가 성장하고, 이를 통해 현금 보상을 받는 구조다. 게임 요소를 결합해 참여도를 끌어올린 것이 특징. 출시 1년 만에 누적 이용자 1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여기에 더해, 케이뱅크가 올해 선보인 ‘용돈받기’는 한층 직관적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구독, 페이지 방문, 보험 조회 등 간단한 제휴 미션을 수행하면 현금을 계좌로 즉시 지급받는다. 별도 미션 없이도 하루 한 번 ‘용돈 받기’ 버튼만 눌러 랜덤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는 광고·마케팅 플랫폼과 연계된 구조다. 월 30만 명 이상이 참여해 평균 5700원가량의 수익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고객을 앱에 머물게 하면서 제휴사 광고 수익까지 확보하는 ‘일석이조’ 모델이다.

토스뱅크, ‘고양이 키우기’로 게임형 몰입 강화
토스뱅크는 ‘재미’에 방점을 찍었다. 대표 콘텐츠인 ‘고양이 키우기’는 1990년대 ‘다마고치’를 연상시키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레벨을 올리면 쿠폰과 포인트를 받는다. 광고 시청이나 간편결제 이용 시, 성장 아이템을 제공해 자연스럽게 금융 서비스 이용으로 연결한다.

토스뱅크는 이 외에도 ‘행운복권’, ‘하루 1분 뇌운동’, 웹툰 감상 등 60여 개에 달하는 일일 미션을 운영하며 앱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고 있다. 단순 금융 앱이 아니라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 설문·퀴즈로 생활형 앱테크 확장
카카오뱅크는 가장 폭넓은 이용자 기반을 앞세워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돈 버는 서베이’는 7개월 만에 이용자 100만 명을 돌파했고, 걷기·퀴즈·음악 듣기 등 다양한 콘텐츠가 결합된 앱테크 이용자는 누적 2800만 명에 달한다. 지급된 보상만도 300억 원을 넘어섰다.

특징은 ‘일상과의 결합’이다. 출근길에는 만보기를 켜고, 점심시간에는 음악을 듣고, 틈날 때 설문을 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앱 사용을 유도한다.

플랫폼 경쟁의 핵심 전략은 ‘매일 접속’
인터넷은행들이 이처럼 비용을 들여 앱테크를 확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핵심 지표인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와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지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에서 ‘앱 접속’은 곧 영업 기회다. 이용자가 자주, 오래 머물수록 예·적금, 대출, 카드 등 금융상품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동시에 설문·미션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는 광고·제휴 사업으로 이어져 비이자이익 확대 기반이 된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역시 광고·제휴 기반 수익 모델을 강화하는 추세다.

‘은행 앱’에서 ‘생활 플랫폼’으로
전문가들은 앱테크를 단순 이벤트가 아닌 ‘락인(Lock-in) 전략’으로 본다. 소액 보상을 미끼로 이용자를 묶어두고, 궁극적으로는 금융·쇼핑·콘텐츠가 결합된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포석이라는 것.

다만 개인정보 제공 범위가 과도할 수 있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일부 미션은 수십 개의 정보 제공 동의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어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

권선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