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 유통업계가 시장 침체 장기화 속에 ‘체험형 매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제품 판매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소비자가 직접 머무르고 경험하는 공간으로 오프라인 매장 전략을 바꾸는 모습이다.
14일 데이터뉴스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국내 가전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23조6000억 원에서 2024년 18조6000억 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부동산 경기 위축과 이사 수요 감소, 소비심리 둔화 등이 가전 교체 수요 감소로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TV·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가전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신규 수요 창출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위축은 주요 가전양판점 실적에도 반영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매출은 2023년 2조610억 원에서 2024년 2조3567억 원, 지난해 2조3001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에스와이에스리테일도 같은 기간 5998억 원, 5220억 원, 5214억 원으로 줄었다.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가격 비교가 쉬워진 점 역시 오프라인 가전양판점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롯데하이마트는 체험형 매장 확대와 자체 브랜드(PB)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리뉴얼 점포에는 AI 가전 체험존과 프리미엄 가전 비교 공간 등을 도입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을 적용했다. 회사에 따르면 리뉴얼 매장의 매출은 평균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PB 브랜드 ‘플럭스(PLUX)’와 가전 구독·안심케어 서비스 등을 통해 단순 판매 중심 구조에서 서비스형 사업 모델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전자랜드도 체험 중심 매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휴대폰·태블릿·웨어러블 기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컨버전스 스토어(DCS)’를 확대하고 있으며, 뷰티 가전과 게이밍 기기 등 체험 수요가 높은 카테고리 중심으로 공간 구성을 재편하고 있다. 단순 진열형 매장에서 벗어나 체험과 상담 기능을 강화해 오프라인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가전양판점의 역할이 제품 판매 공간에서 체험·서비스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AI 가전 확대와 프리미엄 제품 수요 증가 흐름 속에서, 얼마나 차별화된 체험 요소를 제공하느냐가 향후 오프라인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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