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에 이달 말부터 매출·상권 등 미래 성장성 반영 신용평가

기업·신한·국민·우리·농협·하나·제주銀, 32만명에 관련 추가대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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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에 이달 말부터 매출·상권 등 미래 성장성 반영 신용평가

▲ 자료= 금융위원회



재무제표와 금융 거래 이력 등 은행의 기존 잣대에 막혀 대출 문턱을 넘지 못했던 소상공인들에게, ’맞춤형 신용평가 체계‘가 이달 말 도입된다. 매출, 상권, 업종 동향 등 사업의 미래 성장성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대출 심사에 반영하는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Small-business & self-ownership Credit Bureau)‘가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신한·국민·우리·농협·하나·제주은행 등 7개 은행이 이달 말부터 SCB를 도입한다. 이어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9개 은행이 추가로 합류, 총 16개 은행이 미래 성장성을 대출심사에 반영키로 했다.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규제를 받아 왔는데, SCB로 개인사업자의 성장성을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되면 중신용 소상공인 대출 확대의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중은행 대비 담보 기반 여신 비중이 낮은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는 비금융정보 기반 신용평가 고도화가 개인사업자 대출 경쟁력을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에따른 신규·추가 대출 공급 효과는 연간 약 5조 4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금리인하 효과는 약 697억원이 나타날 것으로 추산됐다.

기업은행은 ‘아이-원(i-ONE) 소상공인대출’과 ‘박스 개인사업자신용대출’, 국민은행은 ‘케이비 투게더 론’과 ‘케이비 소상공인신용대출’, 우리은행은 ‘우리 사장님 대출’, 신한은행은 ‘개인사업자 대상 일반자금대출’, 농협은행은 ‘엔에이치 기업성장론’, 하나은행은 ‘하나더소호 가맹점대출’, 제주은행은 ‘제이제이비 가맹점우대론’ 등에 각각 SCB 등급을 활용한다.

“빚 잘 갚았나” 대신, “앞으로 장사 잘할까”
그동안 개인사업자 대출은 담보·보증 의존도가 높았다. 한국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 대출은 담보대출이 79.8%를 차지했고, 보증·기타 10.6%, 신용대출은 9.6%에 그쳤다. 개인사업자는 정형화된 재무정보가 부족해, 담보나 금융이력 미흡으로 은행권 대출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창업 초기이거나 거래 기록이 짧은 소상공인들은 실제 영업 현황이 좋아도 낮은 신용등급을 받기 일쑤였다.

새로 도입되는 SCB는 기존 신용등급 위에 ’성장(Scale-up) 등급‘을 얹는 구조다. 신용정보원이 △매출 상세 분석, △상권 특성, △업력, △근로자 수, △유통 플랫폼 성장지수 등을 종합해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게 된다. 이를 신용평가사(CB)가 기존 신용등급과 결합해 금융사에 전달한다. 

성장성이 높게 평가되면 기존 신용등급보다 상향된 등급이 적용돼 대출 승인 가능성이 커진다. 금리와 한도에서도 우대를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를 통해 중·하위 신용등급 소상공인 중 약 32만 명이 실질적인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신용점수만으로 저평가되던 사업자도 성장성이 확인되면 승인·한도·금리 측면에서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10월부터 사잇돌대출 활용···부실률 검증은 과제
금융권은 SCB를 활용한 대출 상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오는 10월에는 개인사업자 전용 사잇돌대출에도 SCB 성장등급을 반영해 금리 우대 등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27년부터는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 심사에도 SCB가 확대 적용된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은 차주의 대출을 확대한 이후, 실제 부실률이 높아질 경우 은행 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정보원 관계자는 “SCB 적용 차주의 부실률과 매출 성장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결과에 따라 성장성 요소의 반영 정도를 조정해 제도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SCB가 안착할 경우, CB사와 은행 간 협업 구조, 그리고 신용정보원이 운영할 예정인 소상공인 통합정보센터를 둘러싼 데이터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선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