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제 HMC투자증권 사장, 연임 가시밭길

노조갈등, 당기순이익 하락 등 악재...현대차그룹 인사로 교체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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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김흥제 HMC투자증권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는 가운데, 연임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노조갈등, 당기순이익 하락 등의 이유로 연임하는데 가시밭길을 걸을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해 HMC투자증권의 연결 당기순이익을 출범 이후 최대치인 504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전년동기(66억 원) 대비 663.6%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때문에 김 사장의 연임 가능성은 한동안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올해 2분기부터 순이익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16년 2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140억 원으로 전년동기(174억 원)보다 19.5% 감소했다. 3분기 연결 당기순이익 역시 115억 원으로 전년동기(161억 원)보다 28.6%나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420억 원으로 전년 동기(452억 원) 대비 7.1% 감소하는 등 좋지 않은 실적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김 사장의 악재는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초까지 HMC투자증권에 대한 강도 높은 내부 감사를 진행했다. HMC투자증권에 대한 감사는 회사 출범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HMC투자증권의 우발 채무 비율이 지난해 9월 기준 159.6%에 달하면서 한국기업평가가 신용 등급이 부정적으로 조정된데 대한 조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HMC투자증권은 감사가 마무리된 이후 기업금융본부 조직 축소를 비롯해 인사 및 조직개편이 소폭 이뤄졌는데 5월 27일자로 이용배 현대위아 부사장이 HMC투자증권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부임하면서 김 사장의 ‘조기 교체설’이 나돌기도 했다. 김 사장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구설수에 오르던 상황에서 그룹 내에서 탄탄한 인지도를 형성하고 있는 인물이 선임됐기 때문이다.

이용배 부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재무전문가로 통하는 인물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경영수업을 받았던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출신이다. 이 사장은 현대차그룹에서 기획총괄조정실 전무, 재경담당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노조와의 갈등도 김 사장의 연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지난 2014년 노조 출범 이후 단체 협약, 구조조정 등의 문제에 대해 의견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대립해 왔다. HMC투자증권은 지난 2014년 15개의 지점을 통폐합하고 252명의 직원에 대해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임직원 940여명 가운데 26.8%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 측은 희망퇴직을 거부한 직원 20명을 HMC투자증권이 방문판매(ODS) 부서로 배치전환 시켰다고 주장하면서 법정 공방으로까지 불거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법원이 저성과 직원들을 방문판매 부서에 배치하는 것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사건은 일단락 되었으나 노사간 갈등이 모두 해결되지 않는한 김 사장의 연임이 평탄할 수 만은 없는 상태다.

지난 10월에는 HMC투자증권이 현대자동차의 퇴직연금 78%를 관리하고 있는 점 때문에 김 사장이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라는 것이다. 당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금융회사들은 퇴직연금 몰아주기를 막기 위해 자율결의를 체결해 왔는데 HMC투자증권은 해당 결의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증인으로 참석한 김 사장은 "HMC투자증권은 단순히 자금 관리만 하고 있기 때문에 자율결의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비율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게다가 현대차그룹의 인사들로 HMC투자증권이 채워지면서 김 사장의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은 더욱 힘을 얻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12월 현대차 김택규 상무가 HMC투자증권 재경실장으로 영입된 것을 시작으로 6월 김 사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던 위승환 인사실장이 영업겸임본부장으로, 현대차그룹에서 영입된 박현수 인사팀장이 실장으로 배치됐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김 사장의 연임과 관련해 특별히 확정된 것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서는 "시장 거래대금 축소로 인한 수수료 감소,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익 감소, 우발채무 축소에 따른 IB수수료 감소 등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 사장은 1958년생으로 중경고(서울 소재)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시라큐스대 대학원(미국 소재)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4년 SC제일은행에 입사했으며 2000년 SC제일은행 기업금융 여신담당 부장, 2003년 SC제일은행 부동산금융, 특수금융 담당상무, 2008년 호주뉴질랜드은행 한국대표 등을 역임했고, 2011년 HMC투자증권 IB본부 본부장 부사장으로 선임됐다가 2013년 HMC투자증권 사장으로 승진했다.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