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 외에는 해양플랜트에 주력해온 최성안 대표 체제 삼성중공업이 미국 군수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나선다. 그러나 군함·잠수함 등 특수선 건조 경험이 없어, 성과로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중공업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6.3%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3%에서 2.0%p 올랐지만, HD한국조선해양(12.8%)과 한화오션(9.8%)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8월 25일 비거 마린 그룹(Vigor Marine Group)과 미국 해군 지원함 MRO 사업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조선·해양 분야의 첨단 기술력과 최적화된 설비를 앞세워 미 해군 및 해상수송사령부의 MRO 사업에 본격 참여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협력을 발판으로 상선과 특수선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미국 파트너 조선소와의 공동 건조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이 군함·잠수함 등 특수선 분야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 것과 달리, 삼성중공업은 특수선 경험이 전무하다.
플랜트 전문가인 최성안 대표는 1989년 삼성엔지니어링(현 삼성E&A)에 입사해 화공 및 플랜트 사업을 담당했으며, 2014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플랜트사업본부장을 거쳐 2018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23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된 이후에는 FLNG 등 해양플랜트 중심의 전략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8월 말 인도 기준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는 276억 달러로, 상선이 239억 달러(86.6%), 해양플랜트가 37억 달러(13.4%)다.
반면 경쟁사들은 이미 특수선에서 일정한 비중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수주잔고는 747억 달러로, 특수선이 29억 달러(3.8%), 해양플랜트가 61억 달러(8.2%)다. 한화오션의 수주잔고는 303억 달러로, 특수선 및 기타가 51억8000만 달러(17.1%), 해양플랜트가 21억9000만 달러(7.2%)를 차지했다.
이번 MRO 진출은 해양플랜트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다만 특수선 경험이 없는 만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