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해진 스마트폰 시장, 고동진-황정환의 새해 무거운 발걸음

4분기 삼성-LG전자 모바일부문 성적 기대 이하...시장한계 속 점유율 축소전망 잇따라

  • 카카오공유 
  • 메타공유 
  • X공유 
  • 네이버밴드 공유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과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의 새해 발걸음이 무겁다. 시장은 성장의 한계를 보이는데 전 세계 출하량은 증가하고, 중국업체들과의 기술격차는 줄어 경쟁이 더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 회사의 2017년 4분기 스마트폰 사업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고, 시장조사 업체들은 올해 두 회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쪼그라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고 있다.

12일 데이터뉴스가 각사 발표와 증권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2017년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017년 4분기 IM(IT·모바일)부문에서 2조5000억~2조9000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직전분기(3조2900억 원)보다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노트7’ 리콜로 어려움을 겪은 2016년 4분기(2조5000억 원)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이는 2017년 9월 출시된 ‘갤럭시노트8’의 글로벌 판매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가 2017년 4분기 2500억 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전체로는 7000억 원 대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연속적자 기록도 11분기로 늘어났다. LG전자가 올해 내놓은 프리미엄폰 'G6'와 'V30' 모두 판매 성과가 좋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의 고민은 올해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시장조사기업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2017년 15억4300만대에서 2018년 16억2850만대로 5.5%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운 중국 기업의 약진 등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SA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2017년 3억1980만 대에서 2018년 3억1530만 대로 줄어 시장점유율이 20.5%에서 19.2%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의 출하량도 2017년 5610만 대에서 2018년 5350만 대로 감소해 시장점유율이 3.6%에서 3.3%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은 두 회사의 모바일 사업 수장인 고동진 IM부문장(사장)과 황정환 MC사업본부장(부사장)에게 쉽지 않은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선입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은 제품 출시시기 조정, 인공지능 비서 기능 강화 등을 통해 시장 확대를 꾀할 전망이다. 연내 폴더블폰 출시 여부도 관건이다. 

고동진 부문장은 8일(현지시간) ‘CES 2018’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S9’을 오는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갤럭시S9의 출시 시점은 3월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갤럭시S8을 4월 하순에 출시한 것에 비하면 1개월 정도 빨라진 것으로,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효과를 1분기 말부터 길게 가져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배터리 게이트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의 차기 버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빅스비는 지난해 5월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기능과 서비스 부족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음성인식, 수행능력 등을 가화한 빅스비2.0을 올해 선보이고 적용 스마트폰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또 다른 변수는 폴더블폰의 출시 여부다. 지난해 9월 고동진 부문장이 “2018년 로드맵에 포함돼 있다”며 처음 언급한 폴더블폰은 그동안 형태와 기능의 획기적인 변화가 없었던 스마트폰 분야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이지만, 내구성 문제 등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양산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폴더블폰 출시시기와 관련해 고동진 부문장은 "제대로 된 물건을 내놓겠다는 생각이 있어 아직 말하기는 이르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11월 선임된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적자폭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발등의 불이다. 2015년 2분기 이후 누적적자가 2조 원에 이르는 만큼 황 본부장은 우선 생산단계에서 효율성을 높여 비용 절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마트폰 재료비 원가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도 황 본부장에게는 악재다. 

또 신제품 스마트폰의 글로벌 판매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황 본부장에게는 올해 초 출시할 'G7'이 첫 시험대로, 낮은 브랜드 파워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획기적인 혁신성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는 쪽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황 본부장이 신설된 융복합사업개발센터장을 겸임하는 만큼 스마트폰과 각 사업본부의 제품을 연결해 시너지를 찾는데도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고동진 부문장과 황정환 본부장 모두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 직전 각각 무선사업부장, 단말사업부장으로 스마트폰 사업에 몸담아 현재 실적에서 자유롭지는 않지만, 자사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만큼 이들이 수장을 맡은 실질적인 첫 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