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도 손 뗀 대우건설, 경영상태 어떻길래

해외 부실 양파껍질…원가율 100% 넘는 해외 프로젝트 비중 60%, 추가 부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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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이윤혜 기자] 대우건설이 새 주인 찾기에 실패하면서 대우건설의 경영상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속적인 빅베스(대규모 손실처리)에도 양파껍질처럼 부실이 드러나면서 남은 부실이 더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이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지난달 31일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산업은행이 인수·합병(M&A) 절차를 공식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20096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자금난을 이유로 손을 뗀 후 9년 만에 매각 성사 직전까지 갔던 대우건설은 또다시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

대우건설은 1998년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된 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에 인수됐으나 2011년 산업은행에 다시 팔렸다. 이번에 네 번째 주인을 맞이하나 싶었지만 불발된 것이다.

매각 무산의 이유는 대우건설의 지난해 4분기 부실에 따른 것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장기 주문 제작한 기자재에 문제가 생겨 3000억원의 잠재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돈은 올해 지출해야 하는데, 호반건설이 제시한 대우건설 인수 금액(16000억원)20%에 달하는 금액이다. 대우건설의 이런 부실은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의 인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없었던 사실이었다.

문제는 이런 일이 향후 또 발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610월 매각 추진 과정에서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으며 매각을 중단한바 있다. 이후 20164분기 대규모 빅베스를 단행, 7000억 원 이상을 부실 처리했다. 이어 매분기 잠재 부실을 반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3분기에도 카타르 뉴오비탈 고속도로 프로젝트에서 1450억 원의 비용을 미리 반영했고 이번에 또 추가 부실이 드러난 것이다.

시장에서는 대우건설의 해외 부실이 더 드러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은 현재 카타르 고속도로 사업을 비롯해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 알제리 등지에서 10개의 대규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중 원가율이 현재 100%를 넘는 프로젝트가 6개다. 공사를 할수록 손해를 본다는 얘기다.

대우건설의 해외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여전히 51449억원에 이른다. 이중 발주처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중동과 아프리카가 각각 27267억 원(53%)14896억 원(29%)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우건설의 새 주인 찾기가 더 요원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추가 부실에 따른 매각 실패로 대우건설을 인수할 의향이 있는 업체라도 부실이 모두 드러날 때까지는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편, 해외 부문을 제외하면 대우건설의 실적은 나쁘지 않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117668억원, 영업이익 4373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치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000억원 넘게 증가하며 흑자 전환했다.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