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배당금 '잔치'를 보는 엇갈린 시선

주주가치 증대 VS 투자여력 축소...총수일가 배당금 대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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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주주가치 제고 기조 아래 배당금 확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 계열사들의 배당금 확대 정책은 주주들의 환영 속에 주가 부양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투자 여력을 줄여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그룹 계열 주요 상장사의 2017년 배당 실적을 집계한 결과, 주요 기업들이 대체로 배당금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1주당 배당금을 2016년 2만8500원에서 2017년 4만2500원으로 49.1% 늘렸다. 당초 계획한 2017년 총 배당금 규모는 4조8000억 원이었으나, 5조8000억 원으로 증액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10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적용할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잉여현금흐름의 최소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쓰고, 총 28조8000억 원을 배당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삼성물산과 삼성SDS는 배당금을 두 배 이상 늘렸다. 삼성물산의 1주당 배당금은 2016년 550원에서 2017년 2000원으로 263.6% 늘어났다. 2017년 배당총액은 3299억 원에 달한다. 삼성물산은 2017년부터 3년간 1주당 배당금을 2000원씩 지급하는 3개년 배당정책을 수립했다. 

삼성SDS는 전년에 비해 166.7% 증가한 2000원을 1주당 배당금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배당총액이 2016년 580억 원에서 2017년 1547억 원으로 늘었다.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중에는 삼성화재가 1주당 배당금을 63.9% 늘려 1만 원 고지를 밟았다. 배당금 총액도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4251억 원에 달한다. 배당금을 66.7% 늘린 삼성생명이 배당총액 3591억 원으로 삼성화재의 뒤를 이었다. 

또 제일기획이 1주당 배당금을 300원에서 760원으로 두 배 이상 늘렸고, 에스원도 1250원에서 2500원으로 100% 증액했다. 

삼성그룹 계열 상장사들이 배당금 확대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것에 대해 증권가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적극적인 배당 확대가 기업 가치의 긍정적 재평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차세대 먹거리를 만들어야 하는 시점에서 인수합병과 기술개발에 투입돼야 할 투자 여력이 감소한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3년간 28조8000억 원의 배당금을 확정하고 잉여현금흐름 계산 시 인수합병 금액을 차감하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도 적극적 인수합병 추진에 부정적 요소라는 지적이다. 28조8000억 원은 하만과 같은 기업 3개를 인수할 수 있는 금액이다. 


한편, 삼성그룹 상장사들의 배당금 확대로 삼성 총수 일가에게 돌아갈 배당금 역시 대폭 늘어나게 됐다. 삼성 계열사 중 배당 증가폭 1, 2위인 삼성물산과 삼성SDS는 특히 삼성 총수 일가의 지분이 많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7.08%),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47%),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5.47%),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2.84%) 등 삼성 총수 일가가 30.8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SDS도 삼성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17.01%에 달한다. 

삼성생명은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20.82%의 지분을,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재용 부회장을 합쳐 4.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 총수 일가가 받게 될 배당금은 5217억 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의 지분을 가진 이건희 회장이 약 3058억 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삼성물산, 삼성SDS 등의 지분을 가진 이재용 부회장이 받게 될 배당금은 약 1160억 원이다. 

또 삼성물산과 삼성SDS의 지분을 똑같이 갖고 있는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약 270억 원씩 배당금을 받는다. 삼성전자 지분 0.74%를 가진 홍라희 전 관장은 약 460억 원을 배당받는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