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신임CEO 성적표] 체면구긴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CFO출신 3인방 중 1분기 나홀로 실적 악화...이영호-김대철 사장과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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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가 취임 후 받아든 첫 분기 경영성적표가 우울하다. 재무현황도 녹록치 않다. 지난 1월 같은 시기에 CEO에 오른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의 실적향상과 대비된다.

이들 세명의 CEO는 모두 CFO출신이어서, 이들간 경쟁구도도 업계의 주목을 끈다.

3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건설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현대건설은 2018년 1분기 매출 3조5382억 원과 영업이익 218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5%, 10.5% 감소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1402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에 비해 156.1% 늘었다. 당기순이익 증가는 환율 안정에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외수지가 개선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실적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향후 실적을 가늠하는 지표인 신규수주 규모의 하락이다. 현대건설의 1분기 신규수주 규모는 4조5162억 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1% 줄었다. 

신규수주를 국내외로 나누면, 국내는 지난해 1분기 2조8189억 원에서 올해 1분기 3조3579억 원으로 증가한 반면, 해외는 2조9059억 원에서 1조1583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주 규모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분기 50.8%에서 올해 1분기 25.6%에 대폭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당초 올해 신규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10.1% 증가한 23조9000억 원으로 잡았다, 이 중 해외에서 전체 수주의 51.4%인 12조3000억 원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1분기 해외에서 거둔 신규수주가 올해 목표의 1/10도 안 돼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무현황 역시 긍정적인 지표보다 부정적인 지표가 많다. 지난해 말에 비해 차입금이 2277억 원 증가하면서 부채도 다소 늘어났다. 부채비율은 3개월 만에 6.4%p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수주한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에 투입되는 대규모 이주비 지원 등이 올해 현대건설의 재무구조를 대폭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한편, 박동욱 사장과 함께 지난 1월에 CEO에 오른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은 1분기에 개선된 실적을 올려 박동욱 사장과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이들 3명의 신임 CEO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삼성물산은 1분기에 2조9950억 원의 매출과 158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73.6% 증가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분기에 매출 1조4261억 원, 영업이익 1555억 원을 올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3% 늘었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