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북미·아시아는 실적 상승…중국·유럽은 숙제

미국법인 SEA 주목...1분기 매출 30% 늘고 영업이익 2000억원대 흑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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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삼성전자 해외법인이 올 들어 북미와 아시아권(중국 제외)을 중심으로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가전 등 전자제품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중국에서 적자 탈출을 위한 반전이 요구되는 한편 유럽에서도 실적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주요 해외 생산 및 판매법인 중 미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전자제품 판매법인인 삼성전자 아메리카(SEA)는 1분기에 7조4469억원의 매출과 2092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30.1% 늘었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SEA는 지난해 연간 702억 원 순손실을 기록해 충격을 줬지만 올해 1분기 흑자로 돌려놓으며 한숨 돌리게 됐다. SEA는 지난해 통상압박 여파와 스마트폰 시장 고전 등으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갤럭시 S9’ 조기 출시 등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2014년 가전 분야의 삼성전자아메리카(SEA, 뉴저지)와 통신 분야의 삼성텔레커뮤니케이션아메리카(STA, 댈러스)를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뉴저지에 위치한 통합법인 SEA는 지난해 말 북미총괄 사장 겸 공동법인장으로 승진한 팀 백스터가 이끌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는 SEA 외에 반도체·디스플레이 미국 판매법인인 삼성 세미콘덕터(SSI)도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30.9%, 6.8% 늘었으며, 반도체 미국 생산법인 삼성 오스틴 세미콘덕터(SAS)도 순이익이 177.9% 증가했다. 

아시아권에서는 베트남 법인들의 성장세가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 베트남에는 디스플레이와 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생산라인이 포진해 있다.

전자제품 생산법인 삼성전자 베트남(SEV)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1.9% 늘어난 6955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디스플레이 생산법인 삼성 디스플레이 베트남(SDV)은 571.3% 증가한 3526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통신제품 생산·판매법인 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엔(SEVT)도 803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베트남의 3개 법인에서 1분기에 1조851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밖에 싱가포르의 전자제품 판매법인 삼성 아시아 프라이빗(SAPL)이 7843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태국의 전자제품 생산·판매법인 타이 삼성전자(TSE)도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2.0% 늘었다. 

반면, 중국과 유럽에서는 1분기에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전자제품 중국 판매법인 삼성차이나인베스트먼트(SCIC)는 1분기 순손실 8억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최근 수년간 중국 전자제품 시장에서 실적 감소를 경험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2685억 원까지 떨어진데 이어 분기 순손실을 맛봤다. 

이처럼 중국에서 고전하는 것은 전자제품 시장에서 화웨이, 하이얼, 하이센스 등 중국 현지 기업들이 급성장하면서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이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의 경우 삼성전자는 2013년까지 20% 내외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지만, 올해 1분기에는 중국 시장에 120만대를 출하해 1.3%의 점유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중국의 경우 판매법인뿐만 아니라 생산법인들의 1분기 실적도 감소했다. 디스플레이 중국 생산법인 삼성 쑤저우는 매출은 6.9% 줄어들고, 순이익은 68.7% 감소했다. 전자제품 중국 생산법인 삼성전자 후이저우(SEHZ)도 순이익이 24.1% 줄었다. 중국 법인 중에는 반도체 생산법인 상하이 삼성 세미콘덕터만 순이익이 2.9% 증가하는데 그쳤다. 

삼성전자는 중국에 이은 거대시장 인도에서도 1분기 실적이 감소했다. 전자제품 인도 생산·판매법인 삼성전자 인디아는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5.5%, 5.9% 감소했다. 최근 중국 기업의 공세 등으로 인도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해온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 샤오미에 1위를 내준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샤오미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유럽도 전자제품 생산 및 판매법인인 삼성전자 헝가리안(SEH)이 순이익이 151.4%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실적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전자제품 판매법인 삼성전자 UK(SEUK)는 1분기 순이익이 98억 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65.6% 감소했다. 또 다른 전자제품 판매법인 삼성전자 GmbH는 1분기에 49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350억 원 순손실)보다 손실액이 140억 원 늘어났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