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남의 약' 판매로 지킨 업계 1위

외산약 등 상품판매 늘려 매출규모 유지 '눈총'...연구개발 투자엔 소홀

  •  
  •  
  •  
  •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유한양행이 외산약 의존도를 좀처럼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2010년 이후 이른바 '남의 약'을 유통판매하는 상품매출 비중은 상위 5개 제약사 중 가장 높았다.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철학과 사뭇 다른 방향이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1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유한양행의 2010년 이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지난 8년동안 외산약 판매를 늘려왔다. 2010년 유한양행의 상품매출 비중은 이미 연결기준 45.8%, 별도기준 45.9%로 절반에 근접했다.

현재 매출 2위 녹십자의 2010년 당시 상품매출 비중 35.5%, 광동제약 별도기준 4.2%, 대웅제약 별도기준 22.3%, 한미약품 20.0% 비중과 크게 대별된다.

유한양행의 연결기준 상품매출 비중은 2010년 45.8%에서 2011년 51.9%, 2012년 51.9%, 2013년 59.1%, 2014년 60.6%, 2015년 62.1%, 2016년 55.8%, 2017년 54.5%로 8.7% 증가했다. 타 제약사들과 비교해 증가율은 높지않지만 상품매출 비중은 가장 높다.

별도기준에서 상품매출 비중 증가추이는 더 크다. 2010년 45.9%, 2011년 52.1%, 2012년 62.4%, 2013년 68.5%, 2014년 71.8%, 2015년 74.9%, 2016년 74.5%, 2017년 73.7%다. 70%를 넘어선지 3년 째다.

일명 남의 약을 도입해 판매, 상품매출 비중을 높이는 것이 비판받는 이유는 국내 제약업계의 R&D를 저하시킨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제약업계 1위인 유한양행은 외산약의 비중을 높이는데 꾸준히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또 외산약의 비중이 높을수록 제약사 매출이 불안정해진다는 문제점도 있다. 품질이 검증된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을 판매하며 기업의 외형성장에는 도움이되지만, 해당 판권이 넘어갈 경우 매출이 급감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대웅제약은 판권회수로 인해 큰 매출공백을 경험한 국내 제약사다. 대웅제약은 도입매출 품목이었던 당뇨병약 ‘자누비아’,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 등의 판권이 2016년 초 경쟁사 종근당에 넘어가며 약 2000억 원 대의 매출 공백이 생겼다. 이 여파로 대웅제약의 2016년 매출은 8005억 원에서 7940억 원으로 0.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51억 원에서 354억 원으로 35.7% 감소하기도 했다.

유한양행도 외산약의 비중을 높이면서 외형성장을 도모했다. 연결기준으로 2014년 유한양행의 상품매출 비중은 59.1%에서 60.6%로 늘었고, 그해 총매출은 1조175억 원을 기록했다. 상품매출 비중이 60%를 넘어간 해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것이다. 별도기준으로도 상품매출이 68.5%에서 70%를 넘어간 2014년 매출은 1조원 이상 달성에 성공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의 외산약 판매 수수료는 약 20~30% 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국내 1위 제약사 유한양행이 도입약 비중을 절반을 넘겼다.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을 판매하는 유통 역할을 하며 신약개발 대신 몸집키우기에만 집중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유한양행의 외산약은 2012년 말 미국 길리어드사로부터 도입한 B형 간염치료제 ‘비리어드'와 2012년 6월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도입한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 2010년 10월 도입한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 등이 있다. 2017년 ‘비리어드'의 매출은 1542억 원, ‘트라젠타'는 1012억 원, ‘트윈스타'는 737억 원을 기록했다.

ann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