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실적분석] 현대건설 수익성 지표↓…어깨 무거워진 박동욱 사장

매출 6.8%, 영업이익 13.9% 급감...무색해진 시공능력평가 2위 타이틀, 3~5위업체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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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국내 시공능력평가 2위인 현대건설의 수익성 지표가 나빠졌다. 특히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6.8%나 급감하면서 주요 건설사 5곳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올해 1월 취임한 박동욱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국내 시공능력평가 1~5위 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현대건설의 매출액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시공능력평가는 전국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공사실적, 경영상태 등을 종합평가 한 것으로 현대건설은 업계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적 부문에서는 현대건설의 하락폭이 두드러지면서, 2위의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건설의 매출액은 7조7780억 원으로 전년 동기(8조3480억 원) 대비 6.8%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의 매출액이 14조220억 원에서 15조4040억 원으로 9.9%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3·5위를 기록한 대림산업과 GS건설의 추격도 매섭다.

대림산업의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5조6180억 원에서 올해 5조7930억 원으로 3.1% 증가했다. GS건설 역시 5조6950억 원에서 6조709억 원으로 17.8% 늘어났다.

시공능력평가 4위의 대우건설은 같은 기간 매출액이 5조7540억 원에서 5조6170억 원으로 2.4% 감소했지만 현대건설의 감소폭보다는 완만한 상태다.

현대건설의 영업이익 역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현대건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5100억 원) 대비 13.9% 줄어든 4390억 원이다. 이는 3·5위인 대림산업과 GS건설(올해 상반기 기준 각 영업이익 473억 원, 609억 원)보다 340억 원, 1700억 원이나 적은 수치다.

현대건설은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로 수익성 지표 역시 대림산업과 GS건설에 뒤처졌다.

현대건설의 올해 상반기 매출총이익률은 전년 동기와 동일한 11%를 유지했다. GS건설과 대림건설의 매출총이익률이 전년 대비 각각 3.1%포인트, 6.4%포인트 증가한 13.5%, 12.5%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영업이익률은 되레 감소했다.

현대건설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6.1%로 대림산업(4.6%)과 GS건설(2.5%)보다 높았지만 올해는 0.5%포인트 감소한 5.6%에 머물렀다. 반면 대림산업과 GS건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3.6%포인트, 6.6%포인트 증가한 9.1%, 8.2%이다.

현대건설의 세전이익은 증가했다. 전년 상반기 3690억 원이었던 현대건설의 세전이익은 1년 새 41.8% 증가한 523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세전이익률 역시 4.4%에서 6.7%로 2.3%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해당 기간 동안 대림산업과 GS건설의 세전이익률이 각각 3.2%포인트, 8.5%포인트씩 증가한 10.6%, 7.5%를 기록하면서 현대건설의 세전이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취임한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1962년생으로 경상남도 진주 출신이다. 진주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2008년 현대자동차 상무, 2010년 현대자동차 전무, 2011년 현대건설 재경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1월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업계에서는 재무전문가로 알려진 박 대표가 취임함에 따라 현대건설의 '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가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했다. 그러나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3.9%나 급감하면서 박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