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이루비 기자] 광동제약이 제약업체로서 정체성을 크게 상실해가고 있다. 매출은 생수, 건강음료 등 비제약 비중이 60%에 이르고, R&D(연구개발) 비중은 제약업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다. 이 회사의 올 3분기 누적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0%에 그쳤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유한양행·녹십자·광동제약·대웅제약·한미약품 등 제약업계 빅5의 연구개발비 추이를 분석한 결과, 올 3분기까지 5개사가 지출한 연구개발비용의 합계는 총 4205억 원이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의 평균은 10.2%로 집계됐다.

제약 빅5 중 연구개발비를 가장 적게 쓴 곳은 광동제약이다. 광동제약의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52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1.0%에 불과하다.

한미약품이 연구개발비로 1363억 원을 쓰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이 18.9%에 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광동제약은 지난 11월 공시한 분기보고서를 통해 “제약 산업은 전체 제조업 중에서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은 산업으로서 일반제조업의 연구개발비 비중이 매출액의 3~4%인 반면 제약 산업은 10% 이상을 보이고 있다”며 R&D 비중이 높은 제약산업의 특성을 내세웠다.

그러나 정작 연구개발비 규모에 있어서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었고, 비중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016년 0.8%, 2017년 0.9%, 2018년 1.0%에 그쳤다.

광동제약은 매출 내용에서도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올해 광동제약의 별도 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305억 원으로, 매출 대부분은 본업인 의약품이 아닌 비타500, 삼다수 등의 음료가 차지했다.

광동제약의 모호한 정체성은 연구개발비가 업계 최하위 수준임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올 3분기까지의 광동제약 제품·상품별 매출 비중은 생수 영업 부문이 30.7%로 가장 높다. 광동제약은 먹는 샘물 삼다수로만 올해 1~3분기에 1628억 원의 매출을 얻었다.

다음으로는 유통 영업 부문이 26.5%로 높았다. 세부 품목으로는 비타500류 12.7%, 옥수수수염차 8.1%, 헛개차 5.7% 순이다.

약국과 병원 영업 부문은 각각 10.7%, 9.4%를 차지했다. 두 부문을 합쳐도 광동제약 전체 매출의 20.1%에 불과했다.

광동제약은 신약개발 등을 통한 성장성 확보보다는 음료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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