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원 부회장 체제 이후 광동제약, ‘무늬만 제약사’

비타500 등 식품 부문 중국 진출까지...사업다각화 넘어선 사업전향에 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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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광동제약이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매출 1조원을 달성, 제약사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최성원 부회장 체제 이후 치솟는 비(非)의약품 매출 비중에 광동'제약'이라는 회사이름이 무색해지고 있다.

광동제약은 오너 2세인 최성원 부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부친인 고 최수부 회장 때와 달리 매출 비중측면에서 제약사의 색깔을 잃고 있다. 최성원 부회장은 2013년 대표이사 선임, 2015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2세 경영시대를 열고 비의약품 사업을 육성했다.

광동제약의 비의약품 사업부문 성장은 전체 매출 규모를 견인하고 있으나, 제약업체로서 정체성은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성원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기 전 광동제약의 의약품 부문의 매출비중은 40% 가까이 됐지만 2016년 매출비중은 19%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광동제약의 연결기준 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 광동제약의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연결조정 전 기준)은 의약품이 19.2%(1682억 원), 식품과 MRO, 기타 등 비의약품이 81.8%(7162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는 의약품이 18.2%(1479억 원), 비의약품이 80.7%(6555억 원)로, 전년동기 대비 의약품 비중은 1%포인트 증가했고, 비의약품 비중은 1.1%포인트 늘어났다.

광동제약의 사업부문은 의약품과 식품, MRO, 기타(식품첨가물 제조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식품은 비타500과 옥수수수염 차, 삼다수 등이 있고 MRO 부문은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사업부문이다.

광동제약의 사업다각화는 최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2013년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식품 부문은 2013년 삼다수 생수 사업을 시작했고,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사업인 MRO 부문은 최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한 2015년 코리아이플랫폼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시작했다.

의약품 매출 비중은 2012년 33.4%(1232억 원), 2013년 38.2%(1909억 원)으로 약 40%까지 차지했지만, 이후 2014년 27.0%(1460억 원), 2015년 17,1%(1651억 원), 2016년 18.7%(2008억 원)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반면 비의약품 비중은 2012년 66.6%(2459억 원)이었던 데 반해 2013년 61.7%(3080억 원), 2014년 72.0%(5417억 원), 2015년 82.9%(9683억 원), 2016년 81.3%(874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비의약품 부문 비중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2015년 MRO부문을 편입한 이후다. MRO사업부문은2015년부터 곧바고 매출을 3839억 원을 기록하며, 그해 식품부문(4072억 원) 다음으로 매출이 높은 사업으로 자리잡았고 2016년에는 4249억 원으로 식품부문(4355억 원) 매출과 거의 비슷해졌다. 최 부회장 체제 이후 제약업체로서 정체성을 잃었다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비의약품 부문 확대를 통한 사업다각화라기 보다는 의약품 부문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면서, 위기에도 취약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올해부터 식품부문에 포함된 삼다수의 비소매·업소용 삼다수 위탁판매권이 LG생활건강에 넘어가면서, 광동제약은 소매용 제품군 판매권만 확보했다. 때문에 삼다수 판매 이후 높아진 식품부문의 매출 및 영업이익을 유지해야하는 고민을 안게됐다. 이로인해 식품부문 매출 비중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의약품 부문 강화와는 관련이 적다.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지난해 6월 중국에 ‘광동실업연변유한공사’에 20만달러(약 2억 원)을 출자해 중국법인을 세우고 식품 품목인 비타500 등을 중국 시장에 진출시킬 예정이다. 최 부회장이 사업을 다각화하면서도 전문의약품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한 것과 더욱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광동제약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2016년 매출 1조원 달성에 성공했다. 지난 2016년까지 제약업계의 1조클럽은 광동제약, 유한양행, 녹십자 정도다. 하지만 매출액의 대부분이 비의약품에서 산출돼 제약업계 매출 상위권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ann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