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펫보험 선점경쟁 더 뜨거워졌다

KB손해보험도 장기 펫보험 출시, 경쟁 가열…수의업계와 진료수가 표준화 등 갈등해서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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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이 장기 펫보험 상품을 출시, 관련 시장경쟁이 더 뜨거워졌다. 단기 펫보험 상품까지 포함하면 현재 11개 보험회사가 취급하고 있다. 펫보험 부문이 향후 보험시장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진료수가 표준화와 진료부 공개 등은 풀어야 할 과제다. 정부와 금융당국, 보험사는 수의업계에 진료부 공개와 진료수가 표준화에 동의하라고 압박한다. 수의업계는 보호자의 알 권리 충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그로 인한 경쟁력 약화와 모호한 방안, 지원 등은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는 입장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이 이달 초 장기 펫보험 상품을 출시하면서 5대 보험사 모두 관련 시장에 진출, 가입자 확보를 위한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KB손보에서 이번 신상품 개발을 총괄한 신덕만 장기상품본부장은 “국내 반려동물 수는 800만 마리로 추산되지만 높은 보험료와 부족한 보장으로 펫보험 가입률은 약 0.9%에 머무르고 있다”며, “1년여간의 준비를 거친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의 펫보험 시장 진출로 인해 이제 5대 손보사의 펫보험 경쟁이 시작됐다. KB손보의 펫보험 상품 출시가 더뎠던 이유에 대해 업계는 표준화된 진료 체계의 부재와 천차만별인 진료비로 인해 손해율 관리가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시된지 얼마 안 된 KB손해보험의 펫보험 상품은 양호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A업계에 입소문이 나면 빠르게 영토 확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펫보험 1위는 메리츠화재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25억 원의 원수보험료를 기록하며 점유율 78.3%로 집계됐다. 2위는 삼성화재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1월 반려인들과 예비 반려인들을 위한 정보 공유 커뮤니티 ‘O모O모(오모오모)’를 출시했었다. 출시 6개월 만인 지난 5월엔 가입자 수 10만 명을 넘기며 성공적인 결과를 내보였다. 이 서비스는 펫보험 시장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출시됐다. 최근엔 금융감독원에 오모오모 캐릭터 상품 판매업을 내용으로 부수업무 신고서를 제출한 바있다. 캐릭터 상품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를 높이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펫보험 시장도 최근 활성화 조짐을 보인다. 지난 4월 보험연구원이 개최한 ‘반려동물 헬스케어 산업과 보험의 역할 강화 세미나’에 참여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정부는 반려동물 등록률 및 유효성을 높이고 진료항목 체계 등 개선을 위해 관계부처 및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펫보험 활성화 TF’를 충실히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관련 정부부처와 보험연구원, 보험개발원, 수의사회, 반려동물경제인협회, 소비자단체와 TF(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다.

다만, 진료수가 표준화와 진료부 공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등 넘어야 할 큰 산이 존재한다. 진료수가 표준화는 각 동물병원마다 다른 진료 비용을 일정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표준화된 데이터가 없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2008년 펫보험 도입 시도가 실패한 전례가 있다. 펫보험 손해율이 확대되며 판매를 중단했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반려동물 보험 시장에 관한 분석도 부족했지만, 반려동물 보험 공급자의 어려움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진료수가 표준화에 대해 수의업계는 "1999년 이전에 진료수가 체계가 존재했었지만, 공정위를 필두로 정부가 자율경쟁체제에 부합하지 않다며 폐지했었다"며, "진료 비용을 일정 수준 맞출 수 있는 해결책으로 마냥 또 다시 진료 수가 체계 부활을 얘기한다"고 밝혔다. 

수의업계는 진료부 공개시 반려동물 보호자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다만, 정보 공개 후 수의업계 체계를 무너뜨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가진료와 동물약품 구매 가능한 현 시점에서 자세한 정보 진료가 공개된다면 수의업계는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구체적인 방안과 지원없이 표준 수가제와 진료부 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수의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