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롯데온 CEO, 새 대표 미션도 턴어라운드

출범 4년만에 세번째 수장 선임…이커머스 경쟁 밀려 존재감 미미, 박익진 신임 CEO 턴어라운드 성공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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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롯데온, 대표이사 자리 지키기 어렵네…3번째 수장 맞이했

▲(왼쪽부터) 롯데온(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 조영제 전 대표, 나영호 전 대표, 박익진 신임 대표 / 사진=롯데온


출범한지 만 4년이 안된 ‘롯데온’이 세 번째 수장을 맞았다. 코로나19 이후 급부상한 이커머스 분야에서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신상필벌에 따른 CEO 교체를 단행했다는 평가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단행한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롯데온(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의 대표 교체를 단행했다. 그동안 롯데온을 이끌어온 나영호 대표가 물러나고 박익진 신임 대표가 롯데온을 이끌게 된다. 

2020년 4월 출범한 롯데온은 약 1년마다 대표이사 변경해 동종 업계 대비 빈번하게 수장 교체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롯데온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가 처음 꾸려진 2018년 대표를 맡았던 김경호 전 대표를 포함하면 박익진 신임 대표는 롯데온의 네 번째 수장이 된다. 

김경호 전 대표에 이어 2020년 4월 롯데의 통합 온라인몰로 롯데온이 출범하기 직전 새로운 수장에 오른 조영제 전 대표는 2021년 1월 취임 1년만에 사임했다.

당시 롯데지주는 매우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조 전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공개해 사실상 경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롯데지주는 조 전 대표에 대해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차질을 빚으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롯데온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조 전 대표에 이어 수장에 오른 나영호 전 대표는 롯데닷컴 대표 출신인 김경호 전 대표, 롯데지주 전략팀장 출신인 조영제 전 대표와 달리 그룹 외부출신이었다. 삼성물산, 현대차그룹, LG유플러스를 거쳐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던 인물로, 2021년 4월 롯데온 수장에 올랐다. 

나 전 대표는 임기만료로 지난해 말 수장에서 물러났다. 당시 롯데그룹 유통부문에서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는데 실패했다.

[취재]롯데온, 대표이사 자리 지키기 어렵네…3번째 수장 맞이했
대표 교체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 가장 컸다. 출범 첫 해 9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롯데온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15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는 3분까지 64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쇼핑의 실적에도 부담을 주고 있어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롯데온은 백화점과 마트, 슈퍼, 홈쇼핑, 하이마트 등의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한 것이다. 출범 당시 시스템 불안, 기존 온라인몰 운영 등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이뤄져야 할 물류 투자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도 이커머스 경쟁에서 밀리게 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롯데온은 쿠팡과 네이버가 1, 2위를 달리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은 쿠팡이 24.5%로 1위, 2위는 네이버로 23.3%를 2위를 차지했다. 롯데온은 4.9%로 이들의 경쟁에 끼지 못하고 있다.

[취재]롯데온, 대표이사 자리 지키기 어렵네…3번째 수장 맞이했
롯데는 롯데온의 구원투수로 박익진 대표를 선택했다. 이커머스 경험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는 한국씨티은행 카드사업부 최고재무책임자(CFO), ING생명 마케팅본부장, MBK 롯데카드 마케팅 디지털 부사장을 거쳐 최근까지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를 맡아왔다. 여러 기업에서 재무, 전략기획,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쌓았다. 다만, 이커머스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박익진 신임 대표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턴어라운드 시키는데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롯데온의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집중하면서 물류 등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미션을 부여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나영호 전 대표에 이어 또 다시 외부에서 영입한 박 신임 대표가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롯데의 이커머스 사업을 턴어라운드 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