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실적 악화에도 배당금 유지…주주환원에 힘

2021년 이후 주당 배당금 1000원 유지, 배당성향 2년 새 20.2%p↑…“3개년 배당정책 수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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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수요 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에도 배당금 수준으로 유지하며 주주환원에 힘쓰고 있다.

1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제철의 현금·현물 배당 결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은 지난해 결산 기준 주당 배당금(보통주)을 100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315억 원이다.

현대제철은 2021년 2조4475억 원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5052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당시 현대제철은 연말 주당 배당금을 전년의 두 배인 1000원으로 결정하며 주주환원을 강화했다.

현대제철은 이듬해인 2022년부터 당기순이익이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이 4496억 원으로, 전년(1조382억 원)에 비해 56.7%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불황과 중국 공급 과잉, 건설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인한 수요 감소에 영향을 받았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발생한 이익을 주주에게 배분하는 방식인 배당은 일반적으로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실적 악화에도 2022년과 2023년 주당 배당금 규모를 유지하며 주주환원을 강화했다.

순이익이 줄어드는 가운데 배당금 규모를 유지함에 따라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은 상승했다. 2021년 9.0%에서 2022년 12.9%, 2023년 29.2%로, 2년 만에 20.2%p 상승했다.(2023년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기준 당기순이익 공개 전이어서 연도별 비교를 위해 연결총당기순이익 기준으로 배당성향 구함)

현대제철은 2023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김광평 현대제철 재경본부장은 “중기 3개년 배당정책을 수립해 시장에 발표할 계획”이라며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와 재무안전성 균형을 잘 이루는 방향에서 주주환원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기업가치가 동종기업에 비해 낮게 평가돼 기업가치 끌어올리기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저 PBR(주가를 1주당 순자산과 비교해 나타낸 비율) 기업의 몸값 올리기의 수혜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9월 말 현재 PBR은 0.25배다. 동종업계의 포스코홀딩스, 세아제강, 동국제강의 PBR은 각각 0.63배, 0.40배, 0.36배로 집계됐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