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영업이익 급락에 경영권 분쟁까지

작년 영업이익 68.7% 하락, 글로벌 경기 침체로 올해도 부진 이어질 듯…박찬구 회장 조카 박철완 전 상무, 주주제안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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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이 업계 불황으로 인해 실적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년 만에 1조 원 이하로 떨어졌다. 이 가운데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내며 경영권 분쟁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2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금호석유화학의 사업보고서 및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최근 2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1년 코로나19로 인한 NB라텍스 수요 증가에 힘입어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인 8조4618억 원의 매출과 2조4068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후 고부가 제품인 NB라텍스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수익성 확대를 위해 힘썼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스프레드(원료와 제품 가격 차이) 악화로 인해 2022년부터 연간 영업이익이 꾸준히 감소했다. 2022년에는 1조1474억 원으로 반토막났고, 2023년 영업이익도 35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8.7% 줄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 이익을 내기 직전인 2020년(7522억 원)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에 그친다. 합성고무, 합성수지 등 주요 사업의 실적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과 중국의 대규모 생산시설 증설로 악화됐다.

올해도 수요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고부가 제품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며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배터리 소재로 활용되는 탄소나노튜브(CNT) 등 전기차에 쓰이는 제품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액화 플랜트를 착공하며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CCUS) 사업에도 시동을 걸었다.

[1차/취재]금호석유화학, 영업이익 급락에 경영권 분쟁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주주제안을 내면서 경영권 분쟁까지 이중고를 겪게 됐다. 박 전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로 보통주 기준 9.1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박 전 상무는 2021년과 2022년에도 주주제안을 내며 경영권 분쟁을 벌였으나, 매년 표대결에서 패배했다. 박 전 상무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소각에 관한 정관 변경 ▲자사주 소각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상정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발송했다. 

박 전 상무는 최대 10.87%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박찬구 회장(7.14%)과 아들 박준경 사장(7.65%), 딸 박주형 부사장(1.04%)의 지분을 합치면 15.83%에 달해 주주제안 통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