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통 계열사 수장이 줄줄이 교체된 가운데, 김재겸·박윤기 대표가 끝까지 살아남았다. 실적개선과 외형확대 전략을 통해 ‘생존 인사’의 의미를 다시 썼다.
3일 데이터뉴스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롯데그룹은 최근 유통 계열사 대표 인사를 대폭 단행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롯데슈퍼, 롯데웰푸드 등 주요 계열사 대표가 모두 교체된 가운데,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과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만 임기를 이어가며 연임에 성공했다.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는 2022년 말 취임 이후 제도적 제약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체질을 재정비했다. 롯데홈쇼핑은 2015년 재승인 심사에서 금품 수수 누락 문제로 6개월간 새벽 방송 금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TV 매출 의존도가 낮아지는 업황 악화까지 겹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대표는 판매 채널을 모바일·SNS·숏폼 등으로 넓히고 OSMC 전략, ‘숏핑’ 서비스, 벨리곰 IP 등 비TV 매출 기반을 강화하며 돌파구를 만들었다.
그 결과 롯데홈쇼핑의 영업이익은 2023년 83억 원에서 지난해 498억 원으로 503% 증가했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는 외형 확대와 사업 확장이 돋보였다. 필리핀 펩시 인수를 성사시키며 글로벌 시장 기반을 넓혔고, 제로음료와 제로소주 ‘새로’의 흥행으로 음료·주류 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롯데칠성의 매출은 2022년 2조8418억 원에서 지난해 4조245억 원으로 증가하며 ‘4조 클럽’에 안착했다.
다만 원가 부담 여파로 수익성이 둔화됐고, 올해는 이를 얼마나 회복할지가 과제로 남아 있다.
두 대표의 향후 과제는 분명하다. 김재겸 대표는 TV 중심 구조가 약해지는 시장에서 모바일·콘텐츠 기반 성장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고, 제재 이력이 남긴 신뢰 회복을 이어가야 한다.
박윤기 대표는 외형 확대 이후 수익성 회복이 핵심 과제로, 해외 법인 안정화와 국내 주류·제로 제품군의 지속적인 브랜드력 유지가 요구된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