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리박빙'의 한국경제, 임종룡 경제부총리 후보자 제갈량의 지혜 발휘할까

최순실게이트로 국내정치 요동, 미 대선 결과따라 대외경제정책도 변화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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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인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7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전 간부를 불러 금융시장 점검 긴급회의를 열고 현재 경제와 금융시장을 '여리박빙(얇은 얼음을 밟듯 몹시 위험한 상황)'과 같다며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임 위원장의 긴급회의 주재는 금융위원장 자격이지만,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신분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임 위원장의 현 시점에서 한국경제에 대한 진단은 새 경제팀의 정책 방향과도 닿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임 부총리 후보자의 한국경제에 대한 인식은 '여리박빙'이다. 최순실게이트로 혼란스러운 국내 정치상황은 물론, 박빙으로 치러지고 있는 8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대외 경제정책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 3일 기준금리를 또 다시 동결한 미국 중앙은행이 대선 이후인 12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여러 불안 요소들이 존재한다. 지난 3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주택시장 안정적 관리방안’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신축적인 맞춤 대책이 방안으로 제시됨에 따라 꾸준한 시장동향 모니터링과 후속 조치가 필요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해운·조선업계로 인해 침체된 중공업 분야를 회생시키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긍정적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2017년도 경제정책방향’ 발표 역시 오는 12월 중으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한 때 ‘중재의 달인‘, ‘금융계이 재갈량’ 등으로 불렸던 임 내정자에 기대감이 크다. 이같은 기대는 임 내정자의 화려한 경력에서 나온다.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1959년 전남 보성 출신인 임 내정자는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 서울대 행적학·오리건대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인물이다.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했고 재정경제부에서 은행제도과 과장, 경제정책국 국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을 역임했다. 2009년 노무현 정부 때엔 대통령실 경제비서관과 경제금융비서관에 선임돼 청와대에서 근무하기도 했으며, 2011년엔 국무총리실 실장을 역임했다.

공직을 떠나며 2013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직을 맡았다가 2015년 3월 제5대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되면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임 내정자는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이면서 업무에 대한 소신과 추진력이 강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일례로 농협금융지주 회장 취임 6개월 만에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사건이 있다. 당시 농협중앙회와의 갈등으로 자진 사퇴했던 신동규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농협금융은 제갈량을 데려와도 안 될 것’이라고 언급했던 것을 빌어 임 내정자는 ‘금융계의 제갈량’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기획재정부 재직 당시 비공개로 치러지는 ‘가장 닮고 싶은 상사’ 투표에서 세 번이나 선정될 만큼 직원들의 신임을 얻었던 임 내정자는 청와대 비서관 시절 대통령 주재회의에 참석하느라 부친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사건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일화이기도 하다.

금융위원장에 취임 이후, 정부 산하 9개 금융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완료시키고 국내 금융 산업 시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접목했던 임 내정자는 이제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경제 정책을 이끌어 가야 한다.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