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부회장 성장전략, R&D에서 M&A로 급선회

지난해 연구개발비 2000년 이후 첫 감소, 올해도 매출 대비 R&D 비중 하락...활발한 M&A와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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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부상한 이후 삼성전자의 성장동력 발굴과 경쟁력 강화전략이 연구개발(R&D) 투자에서 인수합병(M&A)으로 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체제 2년여 동안 14건의 M&A를 성사시켰다. 이달 들어서만 미국 자동차 전장전문 기업 하만과 차세대 문자메시지 기술 기업 뉴넷 캐나다를 잇달아 품에 안았다. 앞으로도 전장사업 관련해 M&A가 더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해마다 꾸준히 늘어왔던 삼성전자 연구개발비가 지난해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감소했고, 올 들어서는 매출 대비 R&D 비중도 떨어졌다. 자칫 자체 기술노하우 약화로 미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삼성 측은 연구개발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M&AR&D와 시너지를 내기 위한 차원으로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연결기준 R&D와 무형자산 투자액(이하 연구개발비)20002900억 원에서 20033조 원, 2010년에는 10조 원을 넘어섰다.

201315조 원을 돌파했고,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 와병으로 이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2014년에는 1665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키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 연구개발비는 163500억 원으로 1.8% 감소했다.

올 들어서는 3분기 누적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8%로 전년 동기 8.3%보다 낮아졌다. 올 하반기 갤럭시노트7이 조기 단종 되지 않고 매출에 정상 반영됐을 경우 연구개발비 비중은 더욱 낮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구개발비로 111400억 원을 썼는데,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다. 3분기 누적 삼성전자 IM사업부 매출은 18600억 원(2.4%) 감소했다.

반면 20145월 이건희 회장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이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이후 26개월 만에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총 14건의 인수합병을 했다. 2010년 들어 이 회장 와병까지 삼성전자 M&A45개월 동안 11건에 불과했다.

올 들어서만 6건의 M&A가 이뤄졌고, 지난달 27일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가 된 이후에는 94000억 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기업 인수도 성공했다. 하만 인수는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자동차는 이 회장이 못다 이룬 꿈으로 회자되는 삼성전자의 과도 같은 사업이다.

앞서 10월에는 인공지능(AI)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기 위해 애플의 시리개발자들이 만든 비브랩스를 인수하는 등 미래사업 진용을 M&A를 통해 갖추고 있는 셈이다. 지난 16일에는 차세대 문자메시지(RCS) 기술 기업 뉴넷 캐나다도 인수했다. M&A의 경우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삼성이 경쟁력 강화전략을 자칫 M&A로 치중할 경우 자체 기술노하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연구개발은 기업의 핵심역량 강화와 미래사업에 대한 시각을 키우는 필수 요소라며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자칫 자체 기술 축적 약화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400건 이상의 M&A를 기록한 독일 지멘스처럼 인수합병을 강조하더라도 자체적 연구개발에도 절대 소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M&A는 자동차 전장사업, 삼성페이 등 삼성이 지금껏 해오지 않았던 사업이나, 못하는 부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전세계에서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퀀텀닷 디스플레이처럼 오랜 R&D로 기술을 강화하는 작업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매년 매출의 6~8%를 연구개발에 쓰고 있다여러 상황에 따라 비용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단순 금액 자체로 R&D 노력을 평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s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