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인사 임박, 법조출신 살아남을까

평균 근속 10.7년, 검사 출신 5명, 판사 2명..사외이사 포함 시 9명으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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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SK그룹 연말 임원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그룹 내 법조계 출신 고위직 인사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인사는 최태원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로 3년 가까이 수감됐다 돌아온 지 2년차를 맞는다.

최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형제는 2012년 회사돈 수백억 원 횡령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예상을 깨고 구속됐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따라 SK 법조 인사들은 최 회장 복귀 첫해 유임됐지만, 구속을 막지 못한데 따른 문책성 인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웍스에 따르면, SK그룹 주요 계열사에 재직 중인 법조 출신 임원은 7(3분기 보고서 기준)이다. 사외이사 2명을 포함하면 총 9명으로 늘어난다.

SK그룹은 재계에서 법조 불패’, ‘법조 타운등으로 불리며 유독 법조계 인사를 중용하기로 유명하다. 실제 법조 출신 임원 7명의 평균 근속 연수는 10.7년에 달한다. 이는 10대 그룹 상장사 임원 평균 재직 기간(5.2)보다 2배 이상 긴 수치다.

SK그룹의 대표적인 법조계 출신 임원은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과 강선희 SK이노베이션 지속경영본부장이다. 두 사람은 모두 2004SK 사장 직속으로 신설된 윤리경영실 임원으로 그룹에 영입됐다.

2000년대 중반 김 사장과 강 본부장은 SK그룹 법무실을 이끌었다. 김 사장은 최 회장의 신일고, 고려대 3년 선배다.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5년 서울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검찰청 과학수사과, 중수3과 과장, 법무부 정책기획단 단장을 역임하고 2003SK글로벌 사태 이후 SK윤리경영실장(부사장)으로 영입됐다. ()SKSK에너지 코퍼레이트센터 사장을 거쳐 현재는 SK하이닉스 안방살림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의 영입은 최 회장이 직접 나서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강 본부장은 SK 영입 후 2008SK에너지로 자리를 옮기면서 정유업계 최초의 여성임원으로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1988년 사시 30회에 합격해 1999년까지 서울지방법원에서 판사로 재직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김윤욱 SK 비서실장은 2005년 영입 당시 30대 임원으로 발탁돼 눈길을 모았다. 사시 35회 합격자로 서울지검 검사를 지냈다. 양정일 SK건설 윤리경영부문장도 사시 35, 서부지법 판사 출신으로 김 실장과 같은 해 SK에 영입됐다.

박용주 SK텔레콤 법무실장은 사시 31회 합격 후 2004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서 부부장검사를 역임하고 2005년 법무법인탑에서 1년 동안 변호사 생활을 한 뒤 2006SK로 입사했다. 이후 지금까지 10년 동안 그룹과 별도로 운영되는 SK텔레콤 법무실을 이끌고 있다.

윤진원 자율책임경영지원단장(수펙스추구협의회 임원)과 박철 SK가스 전무는 논란 속에 SK에 영입된 법조 출신 인사다. 윤 단장은 사시 28회로 검사 출신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6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8SK C&C 부사장으로 영입됐고, 1년도 안 돼 그룹 회장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검찰 내에서 법무부 검찰1과와 대검 혁신기획팀 등 엘리트 코스를 거쳤고, 공정거래위원회 파견 당시에는 기업의 담합이나 독점을 파헤친 공정거래통이다. 영입 당시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와 SK에너지의 휘발유 가격 담합 관련 이슈의 해결을 위한 키맨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박 전무는 가장 최근에 SK에 영입된 법조계 인사다. 2011년 서울 중앙지검 부장검사 시절 사표를 낸 뒤 미국으로 갔다가 3개월 만에 귀국해 SK건설 윤리경영총괄로 영입됐다. 박 전무는 윤 단장의 성남고, 서울대 법대, 검찰 후배다.

이외 윤남근 SK네트웍스, 이승섭 SK증권 사외이사도 각각 판사와 검사 등 법조출신 인사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SK글로벌 분식회계로 구속된 이후 법조계 출신 영입에 힘써오고 있다SK 주력 사업인 SK텔레콤, SK에너지가 정부의 규제와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법조 출신 인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s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