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식 쌍용차 사장, 구겨진 '해외영업통' 자존심

해외판매 -27%, 수출비중 11%p↓…일등공신 티볼리도 이유일 부회장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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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이 2016년 경영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해외실적 때문에 체면을 구기고 있다. 최 사장은 자타공인 해외영업통으로, 대표 선임당시 해외영업 강화와 수출비중 확대를 주문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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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362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58억 원에서 280억 원으로, 당기순이익은 -619억 원에서 581억 원으로 모두 흑자전환 했다. 2014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9.1% 늘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적으로는 최 사장이
20152월 신임 대표로 선임된 이후 2년 만에 쌍용차를 정상화 시켰다. 이에 따라 최 사장은 지난달 이사회 의결로 2년 임기의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 사장의 선임 배경을 고려할 경우 평가는 엇갈린다.
최 사장은 스포츠유틸리티(SUV)차량을 주력으로 하는 쌍용차의 미래 성장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임자로서 기대를 받으며 20152월 이유일 부회장의 후임 CEO로 선임됐다.

승용차 중심의 국내 시장 특성상
SUV는 성장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당시 승진하며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이 부회장도 최 사장을 새 CEO로 적극 추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 사장은
1950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현대차에 입사해 수출기획부장, 마케팅 총괄본부장, 상용차 판매 본부장, 미주 판매 법인장을 지냈다. 2008년에는 중국 화태 자동차 부총재 겸 판매회사 총경리를 지낸 해외영업통이다.

해외 영업 경력이 굵직한 최 사장이지만 쌍용차
CEO로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14년 전체 매출의 41%를 차지하던 수출 비중은 지난해 29.6%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수출 금액도
13640억 원에서 1756억 원으로 2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 차량 대수는 72011대에서 52290대로 27.4% 줄었다.

최 사장 취임 후 쌍용차는 차입금 규모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 쌍용차의 차입금은 20141245억 원에서 지난해 1945억 원으로 56.1% 늘었다. 특히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79.9%에서 93.6%로 높아졌다. 재무구조 악화를 피하기 위해선 당장 수익을 통한 현금 유입이 필요하다. 차입금이 늘면서 부채비율도 153.2%에서 166.2%로 악화되며, 통상적으로 건전하다고 판단하는 150%선을 넘어섰다. 다만 차입금의존도가 9%로 높지 않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쌍용차의 실적 개선 역시 이 부회장의 후광으로 달성된 모양새다
. 흑자전환의 일등공신인 소형 SUV 티볼리는 이 부회장이 대표 시절 개발과 출시를 이끈 모델이다. 티볼리는 2010년 개발을 시작해 2015년 초 출시됐다. 최 사장도 영업부문장으로서 성공적인 출시를 이끈 공로가 있지만 CEO에 비할 바는 아니다.

티볼리는 지난
2년 동안 국내에서만 10만대, 해외에서 4만대 이상 팔렸다. 이 덕에 쌍용차의 국내 판매는 201469036대에서 지난해 103554대로 50% 크게 늘며 흑자전환 했다.

쌍용차가 지난
25일 대형 SUV 시장 개척을 위해 야심차게 출시한 ‘G4 렉서스역시 이 부회장 시절 본격 개발에 나선 모델이다.

해외 실적 부진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중국, 러시아 등 해외 시장 경기가 안 좋은데다,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현대차처럼 지속적으로 투자할 여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보니 실적이 부진하다장기적으로 2020년 미국시장에 진출하고, 중국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현지 생산시설 설립 등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s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