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 꿈', 흔들어도 갈길 간다

김승유 전 회장 측 겨냥 '음해세력' 공개비판…최순실 사태 연루 의혹 등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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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뉴스=한민옥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3연임을 향해 승부수를 띄웠다. 하나금융 안팎으로 김 회장의 연임 도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갈등을 빚고 있는 김승유 전 회장과 그 측근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이에 김 회장이 내부 갈등을 조기 수습하고 ‘3연임 회장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의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하나금융 내부가 뒤숭숭한 모습이다. 특히 하나금융의 현·구 세력인 김 회장과 김승유 전 회장 간 갈등이 고조되며 내분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감지된다.

김 회장은 지난 4일 하나금융그룹 출범 12주년 계열사 임직원 토크콘서트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 최고경영자( CEO)와 임원들이 근거 없는 음해성 소문을 낸다고 들었다조직 차원에서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이 음해세력으로 지목한 전 CEO는 김승유 전 회장이다. 김승유 전 회장은 1991년 한국투자금융의 하나은행 전환을 주도했으며 1997년 하나은행장을 거쳐 2005년 하나금융의 초대 회장을 맡아 20123월 김 회장에게 바통을 물려줄 때까지 하나금융의 실권자였다. 회장 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2년 간 하나금융의 고문직을 맡아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나은행을 창립하고 15년 넘게 이끌어 온 만큼 하나금융 내 김승유 전 회장의 영향력은 지금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김 회장이 이런 김승유 전 회장을 작심하고 비판한 것은 최근 확산하고 있는 자신과 하나금융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중심에 김승유 전 회장 측이 있다고 보고, 그대로 둘 경우 연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김 회장과 하나금융을 둘러싼 의혹과 소문은 크게 3~4가지다. 우선 최순실씨 모녀의 독일 내 금고지기역할을 한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의 부당 승진 의혹이다. 또 박 전 대통령 측근이자 최씨 전 남편인 정윤회씨의 동생 정민회씨가 부사장으로 재직했던 아이카이스트에 대한 특혜 대출 의혹도 받고 있다.

여기에 하나금융이 계열사를 동원해 박문규 사외이사가 대표로 있는 화장품·물티슈 제조사의 물품을 수억 원어치 매입했다거나 KEB하나은행(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중국법인의 실적이 저조하다는 의혹 또는 소문도 확산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의혹과 소문의 진원지로 김승유 전 회장 측을 의심하고 있다.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금융지주사 CEO ‘셀프연임반대 발언 역시 김승유 전 회장 측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듯하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장기·소액 연체자 지원 대책발표 기자회견에서 “CEO가 스스로 가까운 이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셀프연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김 회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김승유 전 회장은 경기고·고려대 출신으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 역시 고려대 출신으로 일명 장하성 사단으로 금융권에서는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과 김승유 전 회장 간 오랜 갈등이 3연임을 앞두고 재점화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때 스승과 제자로 알려졌던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진 것은 김승유 전 회장이 하나금융을 떠나고 김 회장이 김승유 전 회장의 그림자 지우기에 나선 2014경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이 김승유 전 회장 라인으로 꼽히는 임원들을 솎아내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것이다.

한편 하나금융노조도 김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EB하나은행지부 등 하나금융노조는 하나금융지주 적폐 청산을 위한 공동투쟁본부를 출범하고 김 회장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노조가 하나금융 전체 직원 중 1209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김 회장의 3연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1%에 불과하고, 52%지금 당장 퇴임해야 한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만 보면 하나금융 직원들도 김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moha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