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감소·무관세 겹쳐…국내 유업계 이중고

국내 우유 소비량은 전년 대비 9.7% 감소, 멸균우유 수입량은 2.6배 급증…매일유업·남양유업 정체된 성장세에 빨간불

[취재] 소비 감소·무관세 겹쳐…국내 유업계 이중고
우유 소비 감소 속에 수입산 유제품이 급증하고 있다. 무관세 전환을 앞두고 국내 유업계의 경쟁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31일 데이터뉴스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EU FTA에 따라 우유·치즈·분유 등 주요 유제품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인하된 가운데 내년부터는 사실상 관세가 완전히 사라질 예정이다. 

특히 멸균우유와 치즈, 가공용 유제품은 보관·유통 부담이 적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 수입 확대 가능성이 크다.

이미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무관세 전환은 국내 유업계에 구조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우유 소비량은 전년 대비 9.7% 감소했고, 1인당 우유 소비량도 83.9kg에서 76kg으로 줄었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음료 선택지 확대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멸균우유 수입량은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1~11월) 멸균우유 수입량은 7022톤으로 전년 대비 2.6배 증가했다.

실적 흐름에서도 온도차가 드러난다. 매일유업은 2021~2023년 한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어갔지만, 2024년 성장률은 1.6%로 둔화됐다. 2025년 1~3분기에도 2.8%에 그쳤다. 남양유업은 2023년 3.3% 성장 이후 2024년 -4.4%로 돌아섰고, 2025년 1~3분기에도 -5.0%를 기록하며 역성장이 이어졌다.

수익성 부담도 커졌다. 매일유업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4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 감소했다.

업계는 무관세 전환 이후 B2B(기업간 거래)를 넘어 가정용 시장까지 수입산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유업계는 고단백·기능성 제품, 프리미엄 발효유, 유아·성인 맞춤형 영양식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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