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업계 관계자들이 현대모비스 차세대 콕핏시스템인 엠빅스(M.Vics) 7.0을 체험하고 있다. /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해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총 91억1700만 달러(약 13조2000억 원) 규모의 수주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당초 계획했던 목표 수주액 74억5000만 달러를 23%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전동화 부품 신규 수주와 고부가가치 전장 부품 공급 확대, 중국·인도 등 신흥국 시장 공략을 통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해외 수주 성과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캐즘 여파로 신차 출시 계획을 잇따라 조정하는 가운데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최근 수년간 선도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해온 결과, 해외 고객사를 중심으로 수주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올해에도 권역별로 차별화된 영업 전략과 핵심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지난해보다 약 30% 늘어난 118억4000만 달러(약 17조10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수주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핵심 부품 수주를 유지하는 동시에 대규모 모듈 수주까지 감안한 수치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북미와 유럽의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 두 곳으로부터 각각 전동화 핵심 부품인 배터리 시스템(BSA)과 섀시 모듈 공급 계약을 이끌어냈다. 회사 측은 보안 유지와 양산 과정에서의 변동성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고객사명과 계약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당 수주가 지난해 전체 실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동화와 모듈 부문에서의 수주는 고객사와의 장기 파트너십 효과가 기대된다. 배터리 시스템과 섀시 모듈과 같은 대형 부품은 생산 설비와 물류 시스템 구축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통상 10년에서 20년 이상 장기 공급 계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2005년 당시 크라이슬러(현 스텔란티스)에 섀시 모듈 공급을 시작한 이후 약 20년간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고부가가치 사업 분야인 전장 부문에서도 의미 있는 수주 성과를 거뒀다. 또 다른 북미 메이저 고객사로부터는 첨단 휴먼머신인터페이스(HMI) 제품을 수주했으며, 한 세단 전문 브랜드에는 사운드 시스템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이번에 수주한 차세대 HMI는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1위 제품으로 육성 중인 핵심 전장 부품으로, 경쟁사를 앞서는 기술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도 다른 글로벌 고객사들과 수주 확대를 위한 논의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사운드 시스템 역시 현대모비스가 고급 브랜드를 중심으로 공급처를 넓히고 있는 품목이다. 그동안 해외 완성차 업체들은 자국 브랜드의 사운드 시스템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현대모비스는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이를 극복하며 수주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현대모비스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도 제동·조향·안전 부품 등 핵심 부품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현지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맞춰 맞춤형 부품 공급 전략을 추진한 것이 성과로 이어졌고, 중국 시장에서도 로컬 전기차 브랜드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소싱 경쟁력을 앞세워 수주를 확대했다.
조재목 현대모비스 글로벌영업담당 전무는 “올해에도 불확실한 대외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동화와 전장 등 핵심 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년 실적을 뛰어넘는 수주 활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