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견제기능' 걱정되는 사외이사

역대 사외이사 18명 중 10명이 그룹 계열사 출신...사외이사 제도 취지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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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한화케미칼의 역대 사외이사 중 절반 이상이 한화그룹 계열사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기식구'를 다시 사외이사로 선임한 사례는 특정시기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었다.

이같은 사외이사 선임 방식은 독립성을 갖고 경영진을 견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외이사 제도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화케미칼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00년 이후 한화케미칼의 사외이사 총 18명 중 55.6%인 10명이 한화그룹 계열사 출신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일부 인사는 10년 이상 사외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한화케미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사외이사 5명 중 박석희 전 한화손해보험 대표, 노세래 전 한국종합기계 이사 등 2명이 한화 계열사 출신이다. 

박석희 사외이사는 한화증권 경제연구원장, 한화S&C 대표, 대한생명 전략기획실장을 거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한화손해보험 대표로 일했다. 박석희 사외이사는 한화손해보험 대표를 그만둔 지 4년만인 지난해 3월 한화케미칼 사회이사에 선임됐다. 

노세래 사외이사는 한화테크엠의 전신인 한국종합기계 출신으로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2년 임기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밖에도 한동석 전 한화타임월드 부사장, 김영학 전 대한생명 상무, 박준홍 전 한화정보통신 재경임원, 오휘명 전 한화S&C 대표, 정인현 전 빙그레이글스 대표, 오덕근 전 제일증권 이사, 권중보 전 ㈜한화 전무, 이경배 전 제일화재해상보험 부사장이 한화케미칼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특히 정인현 전 빙그레이글스 대표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15년간 한화케미칼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다수의 한화 계열사 출신이 사외이사를 맡은 데다 일부 인사는 장기간 재직하면서 2000년 이후 거의 모든 해에 2명 이상의 한화 계열사 출신 사외이사가 재직했으며, 한화그룹 출신이 전체 사외이사의 절반이 넘는 해도 여러 차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장기간 계열사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높은 한화케미칼의 이사회 구성은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화케미칼 주식 8.35%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경우 자체 의결권 가이드라인에서 최근 5년 이내 해당 회사나 계열사 임직원이 사외이사 후보자에 오르면 반대표를 행사하도록 하고 있다.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화케미칼의 경우 2000년 이후 이사회 안건이 부결된 사례가 한 건도 없는 등 사외이사 독립성과 관련한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