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좁아진 바늘구멍…삼성전자, 임원 비율 1%선 붕괴

[삼성전자 임원분석]①10만4355명 중 1040명, 0.997%…승진자 감소세 5년 만에 177명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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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서 ‘별 중의 별’인 임원 달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임원은 최근 5년 동안 177명 감소했다. 특히 삼성전자 전체 직원 중 임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0.997%로 올해 처음 1% 아래로 떨어져, 임원이 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바늘구멍이 더 좁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2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의 임원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등기 및 미등기 임원(사외이사 제외)은 총 1040명으로, 5년 전인 2014년 1분기에 비해 14.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임원은 2014년 1분기 1217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1분기까지 3년 연속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2015년 1분기 1193명, 2016년 1분기 1059명으로 줄어든데 이어 2017년 1분기에는 998명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 임원은 지난해 1분기 다시 늘어나 1000명 선을 회복한데 이어 올해 1분기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소폭(5명)에 그쳤다.

특히 삼성전자 전체 인원에서 임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1분기 1%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1분기 1.237%였던 임원 비율은 2015년 1분기 1.194%, 2016년 1분기 1.090%, 2017년 1분기 1.059%, 2018년 1분기 1.015%로 줄곧 감소세를 이어가다 올해 1분기 0.997%로 1% 선이 무너졌다. 2014년 이후 매년 큰 폭으로 줄어들던 임원수가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소폭 늘었지만, 이 기간 삼성전자 전체 인원이 크게 늘어 10만 명을 넘어서면서 임원 비율의 감소세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임원의 전반적인 축소는 임원 승진자가 감소하면서 퇴사한 임원이 신규 유입되는 임원 수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 말 227명의 임원 승진자를 배출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이후 실적 등을 이유로 매년 임원 승진 규모를 줄여왔다. 2014년 말 임원 승진자는 165명으로 전년보다 27.31% 줄었고, 2015년 말 승진자는 135명으로 전년에 비해 18.18% 감소했다. 연기 끝에 2017년 5월 실시된 임원 승진 인사 대상자는 직전 인사보다 28.89% 감소한 96명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2017년 12월 역대 두 번째 규모인 221명의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지만, 지난해 말 승진인사는 158명으로 다시 줄었다.

최근 5년간 삼성전자 임원수의 변화를 직급에 따라 나누면, 사장과 상무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임원은 상무대우, 상무, 전무대우, 전무, 부사장대우, 부사장, 사장, 부회장, 회장, 그리고 상무 또는 전무급의 연구위원과 전문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사장은 2014년 1분기 20명에서 올해 1월 14명으로 30.0%(6명) 줄었다. 2014년 사장 재직자 중 지금까지 남아있는 인물은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과 김상균 법무실장(사장), 이상훈 이사회 의장(사장) 등 3명이다. 현재 삼성전자 사장직은 노태문 무선 개발실장,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 등 대부분 새로운 인물이다. 

같은 기간 상무(상무대우 포함)도 523명에서 416명으로 20.46%(107명) 줄었다. 연구위원도 392명에서 343명으로 12.5%(49명) 감소했고, 전무(전무대우 포함)는 128명에서 109명으로 14.84%(19명) 줄었다.

반면, 전체 임원 수의 감소에도 부사장(부사장대우 포함)은 61명에서 63명으로 오히려 소폭 늘어났다. 2017년 말 향후 사업 책임자로 활용할 미래 CEO 후보군을 두텁게 한다는 이유로 부사장 승진 폭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직전 임원 인사에서 11명이었던 부사장 승진자는 2017년 말 27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문위원도 2014년 1분기 87명에서 올해 1분기 89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임원에서 각 직급이 차지하는 비중도 5년 사이에 조금씩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장이 전체 임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1분기 1.64%에서 2019년 1분기 1.35%로 줄었고, 같은 기간 상무 비중도 42.97%에서 40.0%로 감소했다. 반면, 부사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5.01%에서 6.06%로 증가했고, 전문위원 비중도 7.15%에서 8.56%로 확대됐다.

회장직과 부회장직 역시 5년 사이에 변화를 보였다. 2014년 1분기 당시 회장직은 이건희 회장이 유일했지만, 현재는 2017년 말 승진한 권오현 종합기술원 회장까지 2명이다. 부회장은 5명에서 4명으로 1명 줄었다. 현재 삼성전자 부회장직은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김기남 DS부문장, 윤부근 CR(Corporate Relations)담당 부회장, 신종균 인재개발담당 부회장이 맡고 있다. 2014년 1분기 당시 부회장이었던 5명 중 이재용 부회장과 권오현 회장 외에 강호문·최지성·박근희 부회장은 이후 회사를 떠났다.

한편, 삼성전자의 등기이사와 미등기임원의 연봉은 부장 이하 직원 평균 급여에 비해 각각 50.4배와 5.9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삼성전자 등기이사 5명(이재용 부회장, 김기남 DS부문장, 김현석 CE부문장, 고동진 IM부문장, 이상훈 이사회 의장)의 평균 보수는 57억5800만 원, 미등기임원의 평균 보수는 6억7300만 원이었다. 임원을 제외한 부장 이하 전체 직원의 평균 급여는 1억1420만 원으로 집계됐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