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전자계열사 CEO, 여전히 삼성전자 출신 대세

전자 계열사 역대 내부 승진 CEO 2명뿐…타 업종 계열사는 삼성전자 출신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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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전자 계열사 CEO는 여전히 삼성전자 출신이 대세였다. 금융 등 삼성그룹 내 다른 업종 계열사에서 삼성전자 출신 CEO가 줄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5일 데이터뉴스가 삼성그룹 18개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22명(최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기준)의 경력을 분석한 결과, 36.4%인 8명이 삼성전자 출신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삼성전자 대표이사 3명(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을 제외하면 19명의 대표이사 중 삼성전자 출신은 26.3%인 5명이다. 이 중 3명이 전자 계열사를 맡고 있다.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등 삼성그룹 전자 계열 4사 중 삼성전자 출신이 아닌 CEO는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유일하다. 이동훈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 전략마케팅실장과 OLED사업부장을 거쳐 2017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동훈 사장은 앞서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대표를 겸직해온 삼성디스플레이의 첫 내부 승진 대표이사다.

이번에 수장을 교체한 삼성전기는 전임과 신임 대표 모두 삼성전자 반도체 출신이다. 전임 이윤태 사장은 삼성전자 시스템LSI 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반도체 설계 전문가다. 경계현 신임 사장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출신으로, 솔루션개발실장을 맡다 삼성전기 대표에 선임됐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D램 개발실장,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DS사업본부 메모리사업부장을 거쳐 2017년부터 삼성SDI를 이끌고 있다. 홍원표 삼성SDS 사장도 삼성전자에서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과 글로벌마케팅실장을 맡은 뒤 2015년 말 삼성SDS로 자리를 옮긴 뒤 2018년 대표에 올랐다.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의 CEO는 오랜 기간 삼성전자 출신이 포진하면서 내부 승진 케이스는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최치준 전 삼성전기 사장 등 2명에 불과하다. 최치준 전 사장은 삼성전기에서 MLCC 사업팀장, CHIP부품사업부장, LCR사업부장을 거쳐 2012년부터 3년간 대표를 맡았다.

삼성전기는 2000년대 들어 최치준 사장을 제외하면 강호문 사장(2002~2009년,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출신), 박종우 사장(2009~2011년,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출신), 이윤태 사장(2015~2019년), 경계현 사장(2020년~)까지 삼성전자 출신이 대표를 맡았다. 

삼성SDI도 2010년 이후 최치훈 사장(2010년, 삼성전자 프린팅사업부장 출신), 박상진 사장(2011~2013년,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 출신), 조남성 사장(2014~2017년, 삼성전자 LED사업부장 출신), 전영현 사장(2018년~) 등 삼성전자 출신이 CEO를 도맡고 있다.

삼성SDS 역시 전동수 사장(2013~2014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출신), 정유성 사장(2015~2017년, 삼성전자 경영전략팀장 출신), 홍원표 사장(2017년~) 등 최근 삼성전자 출신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전자 업종 외 계열사는 삼성전자 출신 CEO가 감소하는 추세다. 현재 전자 업종 외 계열사 대표 중 삼성전자 출신은 삼성전자 인사팀장을 거친 정금용 삼성물산 부사장(리조트부문장)과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출신의 노희찬 에스원 신임 사장 등 2명이다.

특히 금융 계열사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물러나면서 삼성전자 출신 CEO가 한 명도 남지 않았다. 원기찬 사장은 삼성전자 인사팀장 출신으로 2014년부터 삼성카드를 이끌어왔다. 현재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CEO는 모두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에서 경력을 쌓은 금융 전문가로 짜여졌다. 

과거 삼성전자의 성공 DNA를 그룹 전반으로 확산시킨다는 취지로 삼성전자 출신을 다른 계열사 CEO로 선임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최근 해당 업종 전문성을 우선시하면서 전자 계열사 외에는 이 같은 관행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