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상장사 신임 CEO, 4명 중 1명은 CFO 출신

삼성, 현대차, GS 등 재무통 중용…경영환경 불안 속 CFO 출신 증가세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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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과 올 초 30대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상장 계열사 대표이사로 내정된 CFO 출신 CEO. (윗줄 왼쪽부터)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김대환 삼성카드 부사장, 노희찬 에스원 사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최병철 현대차증권 부사장. (아랫줄 왼쪽부터) 홍순기 ㈜GS 사장, 김호성 GS홈쇼핑 사장, 김민덕 한섬 사장, 윤기철 현대리바트 사장, 김철수 코오롱머티리얼 전무.


30대 그룹 상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1명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말 주요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내정된 신임 대표이사 4명 중 1명이 CFO 출신으로 집계돼 CFO 비중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데이터뉴스가 30대 그룹 상장 계열사 대표이사(내정자 포함)의 이력을 조사한 결과, 이력이 파악된 252명의 11.5%인 29명이 CFO 경력자로 집계됐다. 

특히 전체 CFO 출신 대표 중 10명이 최근 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신임 대표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말과 올 초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내정된 신임 대표(38명)의 26.3%에 해당한다.

삼성그룹은 신임 대표 4명 중 3명을 CFO 출신으로 낙점했다. 전영묵 삼성생명 신임 대표는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을 지냈고, 김대환 삼성카드 신임 대표는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했다. 노희찬 에스원 신임 대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에서 경영지원실장을 지낸 재무통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GS그룹, 현대백화점그룹도 각각 2명씩의 CFO 출신 CEO를 내정, 재무 전문가를 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로템 신임 대표로 이용배 현대차증권 대표를 선임했다. 현대위아 기획·경영지원·재경·구매 총괄을 역임한 이용배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 중 한사람이다. 이 대표가 빠져나간 현대차증권 CEO 자리는 최병철 현대차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맡았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에서 재경본부장을 맡은 최 사장은 재무분야 전문성과 금융시장 네트워크를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GS그룹은 홍순기 ㈜GS 재무팀장을 ㈜GS 신임 대표로 낙점했다. 홍순기 사장은 오랜기간 CFO 경험과 지식을 갖춰 GS그룹의 대표적인 재무전문가로 꼽힌다. GS홈쇼핑도 경영지원부문장(CFO)을 역임한 김호성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CEO를 맡겼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김민덕 한섬 경영지원본부장을 한섬 신임 대표에 내정하고, 현대리바트 신임 대표로 윤기철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을 선택했다.

이밖에 코오롱그룹도 김철수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지원본부장(CFO)을 코오롱머티리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이처럼 주요 그룹이 CFO 출신을 대거 CEO로 선임한 것은 경영환경 불안이 가중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오랜 기간 재무 감각을 길러온 CFO에게 수장을 맡겨 불안정한 외부 환경 속에서 안정적으로 내실을 다지면서 성장 발판을 다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1~2년 사이 최정우 포스코 회장(포스코 최고재무책임자 역임),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 역임),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현대자동차 재경사업부장, 현대건설 재경본부장 역임),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LG전자·LG디스플레이·LG생활건강·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 역임) 등 거물급 CFO 출신이 CEO로 중용됐다.

국내외 경기 불안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 CFO 출신에게 조직을 맡기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