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직원 연봉 진짜 짤까?

주요 계열사, 동종업계 중간 수준…유통·식음료 등 주력 업종 특성이 박한 임금 인식 굳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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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직원 연봉은 짜다? 

아니었다.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직원 급여는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대체로 동종업계 평균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학 등 일부 업종 계열사는 동종업계 최상위권으로 집계됐다.

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와 동종업계 주요 기업의 2019년 직원(미등기임원 포함) 급여 분석 결과, 식음료 계열사 직원 연봉은 업계 중간 수준을 보였고, 유통 계열사는 경쟁사들보다 소폭 낮았다. 또 집중 투자 중인 화학 계열사는 업계 상위권인 반면, IT서비스 계열사는 하위권에 자리했다. 

롯데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5124만 원)를 비롯해 롯데칠성음료(5600만 원), 롯데푸드(4800만 원) 등 식음료 계열사 직원은 지난해 평균 약 52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는 하이트진로(9583만 원)와 오리온(6600만 원)에 이어 빙그레(5852만 원), CJ제일제당(5600만 원), 대상(5100만 원) 등과 낮거나 대등한 수준이다. 또 동종업계에 농심(4921만 원), 국순당(4400만 원), 해태제과(4463만 원), 오뚜기(4100만 원) 등 직원 연봉이 4000만 원대인 기업이 적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롯데 식음료 계열사 연봉은 중간 정도로 분류된다.

롯데그룹의 주력인 유통 계열사 롯데쇼핑의 지난해 직원 연봉은 4384만 원으로 집계됐다. 사업부문별로는 백화점 부문이 5733만 원, 할인점 부문이 3474만 원이었다. 

백화점과 할인점 부문 모두 경쟁사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백화점이 주력인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직원 연봉은 5900만 원, 대형할인마트가 주력인 이마트는 3700만 원이었다. 한편, 가전 유통점인 롯데하이마트 직원 연봉은 5025만원으로 집계됐다. 

롯데그룹이 주력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화학부문 계열사는 지주사(롯데지주)와 함께 그룹 내 최상위권 연봉을 기록했다. 롯데정밀화학은 1억200만 원을 기록했고, 롯데케미칼(9500만 원)도 1억 원에 육박했다. 두 회사의 임금수준은 동종업계에서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연봉 1억26만원을 기록한 한화솔루션을 제외하면, 금호석유화학(9400만 원), LG화학(8800만 원), SK케미칼(7100만 원) 등 동종업계 경쟁사들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호텔롯데는 호텔과 면세점 부문 경쟁사 호텔신라보다 다소 낮았다. 호텔롯데 직원 연봉은 5300만원, 호텔신라는 5900만원이다. 사업부문별로는 호텔은 호텔롯데가, 면세점은 호텔신라가 상대기업보다 연봉이 높았다.

롯데건설의 직원 연봉은 8000만 원으로, 건설업계 중위권으로 분류됐다. GS건설(9300만원), SK건설(8900만원), 현대건설(8300만원)보다 낮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7400만), 신세계건설(7200만)에 우위를 보였다. 

롯데정보통신은 주요 그룹사 IT서비스 기업 중 직원 연봉이 낮은 편에 속한다. 롯데정보통신의 직원 연봉(5800만원)은 업계 선두인 삼성SDS(1억500만 원)은 물론, LG CNS(9000만 원), 현대오토에버(8300만 원), 포스코ICT(8000만 원)보다 크게 낮았다. 주요 그룹사 IT서비스 기업 중 5000만 원 대 연봉은 신세계I&C(5800만 원)와 롯데정보통신 정도였다.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직원 연봉은 1억4418만 원으로, 주요 그룹 지주사 중 4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연봉이 1억 원을 넘은 지주사는 ㈜CJ(3억7200만 원), ㈜LG(1억6400만 원), ㈜GS(1억4600만 원), ㈜LS(1억1200만 원) 정도다. ㈜CJ의 경우 미등기임원 비중(35%)이 커 연봉이 유독 높았다.

이번 조사 결과,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직원 연봉은 일부를 제외하면 대체로 동종업계 중간 수준에 수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롯데그룹의 전체 평균 연봉은 전자, 석유화학, 금융 등이 주력인 다른 그룹사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룹의 모태인 식음료와 주력인 유통업종의 연봉 수준이 타 업종에 비해 낮은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는 롯데그룹 직원 연봉이 박하다는 인식을 굳히는데도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