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실적 상승에도 커지는 재무불안 우려

2분기 말 부채비율 1238.4%, 업계 최고 수준…높은 우발채무 비중도 모니터링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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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이 2분기 개인투자자의 주식거래가 급증하며 큰 폭의 실적 상승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급증한 부채비율, 높은 우발채무 비중 등 재무불안 요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실적발표 등을 분석한 결과, 키움증권의 부채가 2017년 말 10조3094억 원에서 올해 2분기 말 29조5393억 원으로, 2년 6개월 만에 18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의 부채는 2018년 5조864516억 원, 2019년 4조9413억 원 등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났다. 특히 올 들어 상승세가 더 빨라져 6개월간 증가한 부채가 8조4241억 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빠르게 상승했다. 2017년 말 666.3%였던 부채비율이 2018년 말 782.9%로 올라간데 이어 지난해 말 935.0%를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 말 1238.4%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말 1310.9%까지 올라갔던 부채비율이 2분기에 감소했다. 

이는 이익잉여금 증가로 자본이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부채금액은 1조5339억 원 증가했다. 2분기 키움증권 부채금액 증가는 차입부채 증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키움증권의 차입부채는 은행차입금 등 각종 차입금과 환매조건부매도, 각종 사채, 어음 등이 포함된다.

키움증권은 최근 2~3년 새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증권업계 최상위권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말 현재 상장 증권사 중 부채비율이 가장 높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900~1000% 수준의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의 부채는 이현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시점과 맞물려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2000년 키움증권 창립멤버로 합류해 키움저축은행 대표,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를 거쳐 2018년 키움증권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 사장은 온라인 위탁매매 등 리테일 사업 위주였던 키움증권의 수익 다각화를 위해 투자금융(IB), 홀세일, 자기자본투자(PI)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와 관련, 리테일 부문에 치우쳤던 수익이 다변화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부채 급증 등 재무안정성 약화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키움증권에 대해 견고한 수익기반을 갖췄다는 점에서 안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최근 위험투자 확대로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된 점과 관련,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신용평가는 IB와 자기매매 및 운용부문 영업 확대, 적극적인 PI 증가로 키움증권의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됐다며, 자본 누적속도보다 위험 증가속도가 더 빠르다고 언급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18년 이후 주식, 집합투자증권 등 운용자산 확대와 우발채무 증가로 총위험액이 크게 늘고 있는 점이 자본적정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7년 말 42.9%였던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는 이듬해 90.9%를 기록, 두 배 이상 상승한데 이어 지난해 말 107.0%, 올해 3월 말 97.8%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우발채무 비율은 2017년까지 업계 평균보다 낮았지만, 2018년부터 크게 웃돌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1분기 키움증권의 우발채무 잔액이 소폭 감소했지만,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리스크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