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종 울고·윤기철 웃고·김민덕 쓸어내렸다

현대백화점그룹 1960년대생 CEO 3인방...백화점 급락, 리바트 급증, 한섬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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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큰 기대를 안고 현대백화점그룹의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에 오른 CEO 3인방이 상반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왼쪽부터)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 윤기철 현대리바트 대표, 김민덕 한섬 대표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 윤기철 현대리바트 대표, 김민덕 한섬 대표 등 1960년대 생 현대백화점그룹 CEO 3인방의 희비가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교차했다. 올해 큰 기대를 안고 그룹 주력 기업의 대표이사에 오른 이들은 상반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으면서 모두 웃지 못했다.

25일 데이터뉴스가 올해 대표이사를 교체한 현대백화점, 현대리바트, 한섬 등 현대백화점그룹 3개 계열사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현대백화점의 실적이 크게 하락한 반면, 현대리바트는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섬은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부진에 빠진 패션업계를 감안하면 선방했다.

이들 3사는 지난해 말 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비교적 젊은 인물이 새로운 수장에 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에 김형종 한섬 사장이 선임됐고, 현대리바트 대표는 윤기철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이 선택됐다. 한섬 대표는 김민덕 한섬 경영지원본부장이 맡았다. 

김형종 사장이 1960년생, 윤기철 사장이 1962년생, 김민덕 사장이 1967년생으로, 신임 대표 내정 당시 모두 50대였다. 경영 일선에 젊은 인력을 배치해 실적 부진 위기를 타개하고 미래에 대비하겠다는 그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들이 상반기에 거둔 실적은 뚜렷하게 엇갈렸다.


김형종 사장의 현대백화점은 상반기 큰 폭의 수익성 하락을 경험했다. 김 사장은 7년간 한섬을 이끌면서 매출을 4900억 원에서 1조3000억 원으로 성장시키고 국내 1위 패션 브랜드로 만드는 신화를 썼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으로 자리를 옮긴 첫 해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을 강타한 코로나19 한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현대백화점은 상반기 매출 9662억 원과 23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1조544억 원)보다 8.4%(882억 원) 줄었고, 영업이익은 81.7%(1028억 원)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1.9%에서 2.4%로 하락했다. 

백화점 부문은 코로나19로 인해 집객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매출이 역신장했고, 고정비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줄었다. 상반기 백화점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1%(1079억 원) 감소했다. 면세점 부문은 신규점 개점으로 손실폭을 줄였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윤기철 사장이 이끈 현대리바트는 상반기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 매출(7223억 원)은 전년 동기보다 17.7% 늘었고, 영업이익(249억 원)은 56.9% 증가했다. B2C 가구 매출이 10.5% 늘어난 것을 비롯해 B2B 가구 13.6%, 원자재 4.9%, B2B 부문 33.3% 등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현대리바트는 3월부터 오프라인 집객이 줄었지만, 온라인 소비가 늘면서 이를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가구 소비 형태가 이사, 결혼 등 계획적이어서 코로나19 영향이 덜 했고,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 가구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등 유리한 여건도 만들어졌다. 

김민덕 사장을 새 수장으로 맞은 한섬은 상반기 매출 5481억 원, 영업이익 434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1%, 9.6% 줄었다. 

하지만, 패션 업계가 코로나19로 극심한 부진에 빠진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상반기 30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라이프스타일 부문도 4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휠라홀딩스는 영업이익이 55%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섬이 상반기 실적 저하를 최소화한 것은 충성도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꾸준히 매출을 유지한데다 온라인 채널 강화 전략이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