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백화점서 번 돈 온라인·극장에서 까먹었다

작년 롯데백화점 3488억 영업이익…이커머스(-1558억)·영화상영업(-1323억)·할인점(-319억)서 3200억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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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이 지난해 롯데쇼핑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늘리며 선전했다. 하지만, 롯데온, 롯데시네마, 할인점에서 입은 손실이 백화점에서 번 돈의 대부분을 상쇄하면서 전사 영업이익이 역성장하는 요인이 됐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쇼핑의 2021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롯데쇼핑 8개 사업부문 중 백화점 부문이 유일하게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2조8881억 원의 매출과 3488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8.8%, 영업이익은 6.4% 증가했다. 

백화점이 롯데쇼핑 전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롯데백화점이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6.4%에서 지난해 18.5%로 상승했다. 특히 전사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4.7%에서 168.0%로 크게 올랐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기존점 매출이 전년 대비 11.5% 늘면서 영업이익도 함께 증가했다. 명품과 패션을 중심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4분기 해외패션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5.5% 늘었고, 남성스포츠(10.4%), 생활가전(8.6%), 여성패션(7.2%) 매출도 상승했다. 

반면, 롯데쇼핑의 사업부문 중 이커머스, 영화상영업, 할인점이 지난해 큰 폭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백화점이 올린 영업이익 대부분을 지워버린 모양새가 됐다. 

특히 이커머스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나빠졌다. 매출은 2020년 1379억 원에서 2021년 1082억 원으로 21.5% 줄었다. 2020년 948억 원이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600억 원 이상 늘어 1558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롯데쇼핑 사업부문 중 가장 큰 영업손실 규모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부문은 지난해 신규 플랫폼 구축, 롯데온 매출 확대를 위한 광고판촉비 증가, 사업 확대에 따른 물류비, 인건비, IT운영비 증가, 백화점·마트·롭스 온라인 사업 이관에 따른 손익 반영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영업손실을 키웠다. 

영화상영업도 지난해 1323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2년 연속 10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할인점도 31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보다 손실액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홈쇼핑과 전자제품전문점(롯데하이마트) 사업부문이 전년보다 줄었지만 둘 다 영업이익 1000억 원 선을 사수하면서 롯데쇼핑은 지난해 2000억 원 대 전사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 15조5736억 원과 영업이익 207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각각 3.8%, 40.0% 감소한 수치다.

롯데쇼핑의 올해 이익 개선 여부는 이커머스 성적표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백화점과 할인점은 장기간 진행된 리뉴얼과 구조조정을 마쳐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고, 영화상영업은 거리두기 완화 기조에 따라 손실폭을 크게 줄일 전망이다.

이에 비해 이커머스는 여러 요인이 겹쳐 유동적이다. 지난해 트래픽, 구매자수, 유효샐러수 등의 지표가 우상향한 점은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여전히 자리를 잡아야 하는 후발주자라는 점에서 공격적인 행보가 손실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