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회복한 순현금을 밑거름 삼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15일 데이터뉴스가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를 분석한 결과, 2025년 1분기 말 기준 순현금은 93조9900억 원으로 1년새 12조1000억 원 증가했다.
순현금은 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제외한 금액으로, 이를 통해 공장 증설, M&A(인수합병), 신사업 등의 투자가 가능해 기업의 중요한 경영지표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순현금 규모는 2022년 3분기 말 116조3600억 원에서 반도체 불황으로 매분기 감소해 2023년 4분기 말 79조7200억 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이 회사는 2023년 2월 반도체 투자 유치를 위해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 원의 단기 차입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황 반등에 따른 실적 상승으로 삼성전자의 순현금은 2024년 1분기 말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고, 2025년 1분기 말에는 93조990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말에는 특히 차입금 규모가 대폭 줄었다.
차입금은 2023년 2분기 말 9조1391억 원에서 매분기 상승해 2024년 4분기 19조3302억 원을 찍었다. 올해 1분기 말에는 차입금이 11조1439억 원으로 줄며, 1분기만에 8조 원대 규모가 감축됐다. 이는 2025년 8월에 만기되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빌린 단기 차입금 등을 갚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렇게 쌓은 현금으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9조 원이 집행됐다. 또한 이 회사는 최근 8년만에 잇따른 대규모 M&A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오디오 회사 하만을 9조4000억 원에 인수한 이후 2023년 레인보우로보틱스(868억 원) 인수 등 작은 규모의 M&A는 진행했지만, 대형 투자는 부재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자회사 하만의 카오디오 사업 확대를 위해 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를 약 5000억 원에 인수했다. 또한 14일에는 글로벌 공조 시장 진출을 위해 독일 플랙트 그룹을 약 2조3753억 원에 인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승부수로 꼽히는 하만은 2017년 매출 7조1026억 원에서 2024년 14조2749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영업이익률은 9.2%를 기록하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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