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보사들이 올해 1분기 투자수익을 기반으로 순이익 방어에 나섰다. 대형 손보사 5곳 중 KB손보의 투자수익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대형 손보사(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보·KB손보·현대해상)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5개 기업의 올해 1분기 투자손익은 1조5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8509억 원) 대비 23.7% 증가했다.
보험사의 영업이익은 크게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으로 구성된다. 투자손익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자산운용에 투자해 발생하는 수익 또는 손실을 의미한다. 보험사는 자산운용을 통해 이자, 배당, 평가이익을 얻는다.
보험사는 올해 1분기 보험손익이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보험손익 합계는 올해 1분기 1조6831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5079억 원) 대비 32.9% 줄었다. LA와 경북과 경남 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관련 손해율이 증가했고,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인한 차보험 손해율 상승이 손익을 끌어내렸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대형 손보사 5곳의 올해 1~3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단순평균은 82.5%로 손익분기점인 80%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79.0%) 대비 3.5%p 상승했다.
본업인 보험손익에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손보사들은 투자손익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 5개 손보사 중 4곳의 투자손익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KB손보의 투자손익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 투자손익은 1658억 원으로, 전년 동기(307억 원) 대비 440.1% 증가했다.
KB손보의 투자손익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투자영업비용 감소가 투자손익 증가를 견인했다. 특히 파생상품관련손실액이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2024년 1분기 1435억 원→2025년 1분기 419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KB손보 관계자는 "2024년 해외부동산 평가손실 선반영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체투자 확대에 따라 투자수익율이 상승했다"며 "구체적으로 전략적 채권 교체매매에 따라 처분이익이 실현됐고, 금리 하락으로 구조화채권 평가이익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구조화채권은 금리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변하는 채권인데, 금리가 하락하면 수익률이 높아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KB손보는 올해 1분기 운용자산이익률이 3.6%로 전분기(2.6%) 대비 1.0%p 상승하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 연속 2% 중후반대에 머물러있던 이익률이 올해 들어 3%대에 진입했다.
메리츠화재의 투자손익이 2621억 원으로 전년 동기(2027억 원) 대비 29.3% 증가하며 그 뒤를 이었다. 타사 대비 높은 운용자산이익률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올해 1분기 말 메리츠화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4.1%로, 전년 동기(4.0%) 대비 0.1%p 상승했다.
한편, K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투자손익 성장을 바탕으로 순이익 순위 탈환에도 나섰다. KB손해보험은 상위 기업이었던 현대해상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메리츠화재도 DB손보와의 순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2위를 차지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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