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그룹의 주력 기업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ESG(환경·사회·거버넌스)가 계속 나빠지고 있다. 그룹 차원의 ESG 강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오너 리스크 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데이터뉴스가 한국ESG기준원의 국내 기업 대상 ESG 평가 및 등급 공표 내용을 분석한 결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ESG 등급이 계속 하락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ESG 통합등급 C를 받았다. 환경 분야는 B+, 사회 분야는 A, 지배구조 분야는 D 등급이 부여됐다.
한국ESG기준원의 ESG 등급은 S(탁월), A+, A, B+, B, C, D(매우 취약)의 7등급으로 나뉘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스가 받은 C 등급은 ‘취약’에 해당한다. 지난해 한국ESG기준원 평가에서 하위 49.2%의 기업이 통합등급 C 또는 D를 받았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ESG 통합등급은 2021년 B+에서 2022년 B로 한 단계 하락했으며, 지난해는 C로 또 한 단계 떨어졌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항목 중 지배구조 등급이 크게 하락한 것이 통합등급을 끌어내렸다. 2021년 B에서 2022년 C로 떨어진데 이어 2023년 가장 낮은 단계인 D까지 하락했다.
한국ESG기준원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스의 지난해 ESG 평가 결과에 대해 전년 대비 1등급 하락해 체제 개선을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사회, 지배구조 영역에 대해 적극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조현범 회장이 구속됨에 따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스의 ESG 등급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ESG 평가기관인 한국ESG평가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조현범 회장이 항소했지만, 법적 구속사건이어서 ESG 평가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거버넌스 부문 평가 대상에 경영자 안정성이 포함되는데, 이번 사건은 임원의 범법행위 및 비도덕 행위 항목과 연결돼 있어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현범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조 회장은 2023년 보석이 인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가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계열사 자금 50억 원을 빌려준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또 개인적으로 사용할 차량 5대를 계열사 명의로 구입·리스한 혐의도 유죄로 봤다. 개인적인 이사비용과 가구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지급하고, 한국타이어에 고용된 운전기사에게 배우자를 전속 수행하게 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총수 일가 지위를 악용해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일부 범행을 부인하며 그다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동종 범죄로 집행유예 기간임에도 유사 수법으로 판결 확정 후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분 30.67%를 보유한 그룹 지주사 한국앤컴퍼니의 최대 주주로, 이 회사 지분 42.03%를 갖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7.73%도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 57억1400만 원, 한국앤컴퍼니에서 47억1700만 원의 보수를 받는 등 두 회사로부터 총 104억31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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