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철강재 유입으로 골머리를 앓던 철강업계가 연이은 반덤핑 관세 부과에 숨통이 트였다. 중국의 철강 감산도 진행되며 현대제철이 하반기부터 점차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일 데이터뉴스가 현대제철의 실적발표를 분석한 결과, 2분기 영업이익은 1018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으며, 전년 동기(980억 원) 대비 3.9% 증가했다.
중국과 일본이 경기침체 및 공급과잉으로 소비하지 못한 철강재를 자국 내수 가격 대비 20% 이상 낮은 가격으로 한국에 쏟아냈다. 또한 국내 내수시장인 건설시장의 불황으로 지난해 철강 3사는 영업이익이 절반 가까이 감소하며 실적 타격을 입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458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고, 1분기에도 영업손실 190억 원을 냈다. 하지만 2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업계는 현대제철 실적이 올해 4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반덤핑 관세 부과로 방어에 나섰고, 중국이 철강 감산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무역위원회는 지난 3월 중국산 후판에 27.91~38.02%의 잠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지난달 24일 중국산 열연강판에 28.16~33.1%, 일본산에 31.58~33.57%의 잠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열연은 판재류에 속하며 현대제철의 판재 비중은 62.9%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열연 가격은 중국산 보다 10~30% 가량 높은 수준이다. 후판은 관세 부과 이후 중국산과 한국산 가격 차이가 좁혀졌고, 5월 중국산 수입량이 63% 감소해 열연도 비슷한 현상이 기대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후판에서 관세 부과 효과가 있었지만 본판정(8월)이 나와야 공식적인 자료를 말할 수 있다"며, "열연도 반덤핑 관세의 긍정적인 영향은 반드시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도 열연 가격 인상에 따라 현대제철의 수익성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용현 KB증권 애널리스트의 경우 국내 열연 가격이 10% 인상될 경우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이 약 3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 회사가 작년 일본, 중국산 수입 물량 359만 톤 중 108만 톤을 가져간다면 영업이익이 1483억 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중국의 철강 감산도 점차 가시화되며 현대제철의 하반기 실적 개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중국은 한 해 조강 생산량이 10억 톤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은데, 지난 3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철강 생산량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철강 과잉생산으로 세계 무역 마찰을 촉발하고 있어 대응방안으로 감축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연간 약 5000만 톤 수준을 감산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작년 한국 철강 생산량(6356만 톤)의 80% 수준이다.
감산 효과는 5월부터 나타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NB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의 조강(Crude Steel) 생산량은 5월 8655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6월은 8318만 톤으로 9.2% 감소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