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1조4600억 원 규모 GPU 확보 정부 사업에 도전했지만, 신청기업 중 유일하게 탈락했다. 쿠팡의 클라우드 시장 참전이 첫발부터 삐끗하는 모양새다. 이커머스 시장의 강자인 쿠팡이지만 단단하게 짜인 클라우드 시장에서 성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7일 데이터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8일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사업 참여 사업자로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카카오 등 3곳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업 참여 신청을 한 4개 기업 중 쿠팡을 제외한 3개 기업이 선정됐다.
쿠팡은 당초 서울 서초구 엠피리온 디지털(싱가포르 기업)의 신규 데이터센터를 임차해 참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운영 경험 등 역량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입장에서는 이번 AI 컴퓨팅 자원 활용기반 강화사업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본격화를 공식화한 가운데 참전한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일 쿠팡은 자사의 AI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로 리브랜딩하고 새로운 로고를 공개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로서 클라이언트 영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로고 / 자료=쿠팡 [취재] 쿠팡, 클라우드 참전 첫발부터 삐끗](/data/photos/cdn/20250831/art_1754003615.jpg)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로고 / 자료=쿠팡
쿠팡은 CIC가 확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가 최첨단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최신 기종의 하드웨어를 구비, 운영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CIC 관계자는 “최신 GPU 서버와 안정적인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AI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이커머스 사업 외에 새로운 사업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이커머스 분야의 강자로 등극한 쿠팡은 지난해 매출 40조 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1%대에 그치고 있다.
쿠팡의 매출은 2023년 31조8298억 원에서 지난해 41조2901억 원으로 29.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023억 원에서 6174억 원으로 2.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023년 1.9%, 2024년 1.5%를 기록했다.
이커머스 시장이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장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통해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높은 수익성을 올리고 있다. 아마존클라우드서비스(AWS)는 지난해 1076억 달러(약 149조4500억 원)의 매출과 398억 달러(약 55조2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40.0%에 달한다 AWS는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686억 달러, 95조3800억 원)의 58.0%를 책임지고 있다.
AWS는 자체 서비스를 위해 전산자원을 대거 확보해 운영하다가 클라우드 서비스에 나서면서 높은 수익성을 구가하고 있다. 현재 아마존의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31%에 달한다.
쿠팡도 다년간 쿠팡 서비스 개선과 운영을 위해 다수의 자체 사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컴퓨팅 인프라를 폭넓게 활용해 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한 시점과 현재는 여건이 많이 달라 쿠팡이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역시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기업과 NHN, 네이버, KT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쿠팡이 투자 여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도 후발주자로서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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