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미 신용카드 전쟁에서 ‘초격차’ 더 굳히기”

WSJ, “카드 1위 여세 몰아 대출·리워드 투자로 시장 장악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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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1등만으론 부족하다”. 미국 최대 은행인 제이피모건(JPMorgan) 체이스가 신용카드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신용카드 소비액 기준으로도 미국 내 1위인 제이피모건은, 신용카드에 대해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고객 생태계 확장의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이 회사는 시장점유율 확대에 따른 ‘대출 점유율 20%’를 목표로, 인수합병(M&A)과 마케팅에 수조원을 퍼붓고 있다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제이피모건은 시장 1위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성장을 위해 막대한 자본을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단기적 손실을 감수해 수익을 희생하더라도, 장기적인 고객 가치(Lifetime Value)를 극대화하려 한다. 여행, 외식, 리뷰 등 고객의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 고객을 가두고 지출 데이터를 확보하려 한다고 WSJ는 분석했다. 

이는 한국 카드사들에게도 혜택 경쟁을 넘어서, 플랫폼을 확장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필수적인 금융 생태계를 구축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것.

WSJ에 따르면, 제이피모건은 현재 미국 신용카드 소비 1위임에도 불구하고, 공격적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카드 대출 점유율을 현재의 17%에서, 3%포인트 더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매년 1000만의 신규 계정을 확보하려 한다.

제이피모건은 신용카드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닐슨리포트를 보면, 제이피모건은 2024년 구매액 기준 미국 최대 신용카드 발급사였다. 

제이피모건은 올해 2분기에도 카드 소비액이 전년 대비 7% 이상 늘었다. 비자·마스터카드 평균 성장률(6%)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카드 대출 잔액은 9% 증가했다.

이 회사의 성장 비결은 과감한 투자다. 제이피모건은 △레스토랑 리뷰 플랫폼 ‘더 인퓨츄에이션’, △고급 여행사 ‘프로쉬 인터내셔널 트래블’을 인수, 리워드 카드 고객을 끌어들였다. 최근에는 애플 신용카드 사업 인수 협상에도 나섰다. 사파이어 카드 라인업 강화와 소기업 시장 진출도 병행했다. 2022~2024년 매년 신규 카드 계정은 약 1000만 개에 달한다.

제이피모건은 신용카드 발급에 그치지 않고, 여행, 식음료 등 고객의 소비 전반을 포괄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 금융 서비스의 경계를 허물어 고객에게 더 큰 편의와 가치를 제공하고, 경쟁사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락인(Lock-in)’ 효과를 만들어 내려는 것.

카드 수익성은 안정적이다. 순수익률은 올해 상반기 10.22%로 2019년 수준을 유지했다. 신규 고객의 생애가치는 2019년 대비 40% 높아졌다. 최근 3년간 신규 계정 투자 대비 수익률은 2배에 달한다.

제이피모건의 유형자본수익률(ROTE·Return On Tangible Equity)은 2분기 21%로, 미국 6대 은행 중 최고였다. 트루이스트 증권의 존 맥도널드 애널리스트는 “지난 5년간 수익을 잠식하던 투자가 이제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제이피모건의 카드 전략이 단순한 금융 확대를 넘어, 소비 생태계의 장악 시도라고 평가한다. 카드 고객은 예금·주택담보대출 등 다른 금융상품으로 연결되며, 은행 전반에 파급효과를 낳는다.

제이피모건은 2분기 카드·자동차 대출 부문 수익에서 69억 달러(약 9조 5910억원)를 기록, 전년 대비 15%가 늘었다. 치열해지는 카드 전쟁 속에서도, 제이피모건이 ‘충분한 연료’를 보유했다고 WSJ는 진단했다.

높은 ROTE와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제이피모건은 앞으로도 경쟁사들과의 ‘군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WSJ는 내다봤다.

권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