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킨 김동선, 한화세미텍 R&D 확대…한미반도체와 맞대결

상반기 연구개발비, 한화 40%, 한미 15% 확대…차세대 반도체 장비, 하이브리드 본더 양산 목표 시점 한미반도체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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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지킨 김동선, 한화세미텍 R&D 확대…한미반도체와 맞대결

[17] 약속 지킨 김동선, 한화세미텍 R&D 확대…한미반도체와 맞대결
한화그룹 오너 3세 김동선 부사장이 “신기술 투자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겠다”는 기조를 내세운 가운데, 계열사 한화세미텍이 연구개발비를 대폭 확대했다. 

17일 데이터뉴스가 취재를 종합한 결과, 한화세미텍의 올해 상반기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R&D) 투자액은 약 3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고, 매출(2116억 원) 대비 비중은 15% 수준이었다.

이는 경쟁사 한미반도체보다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가 1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6% 증가했고, 매출(3274억 원) 대비 비중은 3.7%였다.

한화세미텍은 지속 연구개발비를 늘려오고 있는데 최근 들어 그 폭이 커졌다. 연구개발비는 2022년 503억 원, 2023년 507억 원에서 2024년 6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7%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 반도체 부문 연구개발비는 40% 늘어났다.

이러한 R&D 투자 기조는 김동선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의 경영 지침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지난 2월 한화세미텍에 무보수로 합류하며, 연구개발 투자 대폭 확대를 약속한 바 있다.

그 결과, 한화세미텍은 2020년 인공지능(AI)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핵심 장비인 TC본더 개발에 착수한 이후 빠른 성과를 냈다. 기존 한미반도체가 독점 공급하던 SK하이닉스에 올해 수주 805억 원을 따냈다. 이는 올해 한미반도체의 수주 536억 원보다 규모가 크다.

또한 이번 연구개발 투자는 차세대 반도체 장비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본더 기술 개발에서도 성과를 내며, 한미반도체와의 경쟁 구도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더란 TC본더와 달리 범프(납과 같은 전도성 돌기) 없이 칩을 붙일 수 있어 20단 이상의 고적층칩 제조를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장비다. 칩 사이 범프가 없기 때문에 전기신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반도체 성능도 크게 향상된다.

한화세미텍은 한미반도체보다 하이브리드 본더 양산 목표 시점이 빠르다. 한화는 2026년 초, 한미는 2027년 말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다만, 하이브리드 본더는 가격대가 높아 양산 직후 바로 고객사 납품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조기 양산을 통한 기술 신뢰도 확보는 향후 고객사 채택 가능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김동선 부사장은 현재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한화로보틱스 미래비전총괄 ▲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 ▲한화모멘텀 미래비전총괄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 ▲아워홈 미래비전총괄, 총 8개의 직책을 맡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