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존비즈온, SW업계 최고 기업가치…이유 있는 몸값

주당 12만원 제안설, 시총 3.8조 규모…ERP·세무회계 SW 선두, 안정적 수익에 성장 모멘텀도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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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존비즈온, SW업계 최고 기업가치 거론되는 까닭은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SW) 기업 더존비즈온의 ‘몸값’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EQT파트너스가 김용우 더존비즈온 회장에게 주당 12만 원의 인수가를 제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시가총액으로 3조8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국내 SW업계의 기업가치로는 가장 큰 규모다. 더존비즈온에 이 같은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것은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과 성장 가능성을 모두 갖춘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데이터뉴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더존비즈온 경영권 매각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더존비즈온은 지난 7월 24일 공시를 통해 대주주가 투자자로부터 제안을 받았으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더존비즈온에 대한 높은 인수가격 제안설이 나오는 배경은 우선 더존비즈온의 독점적 지위다. 더존비즈온은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 특히 세무회계 SW 시장에서는 절대 강자 지위를 지키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회계·세무 사무소 전용 솔루션에서 출발해 세무사-기업-정부기관을 연결하는 독특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의 세무·회계 제도에 맞춘 토착형 솔루션은 대체가 쉽지 않다. 

더존비즈온, SW업계 최고 기업가치 거론되는 까닭은

▲더존비즈온 제품 라인업과 시장 / 자료=더존비즈온


이에 따른 안정적 고객 잠금(lock-in) 효과와 장기 현금흐름 창출력이 인수 프리미엄을 뒷받침 한다는 분석이다. 

ERP,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 인공지능(AI) 솔루션 사업 등 다양한 사업 축을 갖춰 한 축이 흔들려도 다른 축이 버텨줄 수 있는 구조도 강점이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담보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글로벌 사모펀드가 선호하는 투자 요건에 부합한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더존비즈온의 매출은 2022년 3043억 원에서 지난해 4023억 원으로 2년 새 32.2%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5억 원에서 881억 원으로 93.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5.0%에서 21.9%로 상승했다.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2045억 원의 매출과 46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21.5%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2.9%에 달한다.

더존비즈온, SW업계 최고 기업가치 거론되는 까닭은
더존비즈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존 고객의 업셀, 크로스셀로 인한 매출 비중이 98%로 기존 고객의 로열티가 높다. 또 유지보수 및 사용료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유지보수 및 사용료 매출 비중은 73%로 집계됐다. 

구독형 매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서비스형 SW(SaaS) 기업처럼 지속가능한 성장 스토리를 갖춘 것이 프리미엄의 또 다른 이유다. 더존비즈온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ERP와 회계, 인사, 그룹웨어 등 경영 데이터를 통합한 더존비즈온은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데이터는 핀테크·헬스케어·AI와 같은 신사업 확장의 기반이 된다. 더존비즈온에 대해 데이터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의 진화 가능성에 큰 가치가 매겨졌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다만, 탄탄하고 성장성 있는 비즈니스 구조에도 불구하고 주당 12만 원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꽤 도전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다. 현재 9만 원 내외인 주가보다 30% 이상 높은 수준이다. 8월 20일 6만4200원이던 더존비즈온 주가는 매각설과 맞물려 2개월여 만에 40% 이상 상승했다.

결국 이번 매각 협상은 인수 주체가 더존비즈온을 계속 빠른 속도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