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의 거짓’ 300만장 신화…네오위즈 바꾼 3년의 기록

‘P의 거짓’ 흥행으로 해외 매출 절반 육박…콘솔 개발 강자로 체급 키워, 밸류에이션 프리미엄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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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P의 거짓’ 300만장 신화…네오위즈 바꾼 3년의 기록[취재] ‘P의 거짓’ 300만장 신화…네오위즈 바꾼 3년의 기록
네오위즈가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온라인 웹보드게임 플랫폼으로 성장했던 이 회사는 상당 기간 ‘중견 퍼블리셔’ 이미지에 갖혀 있었다. 그러나 2023년 콘솔·PC 타이틀 ‘P의 거짓(Lies of P)’의 성공은 회사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네오위즈는 정체된 퍼블리셔가 아닌, 성장성이 무한한 콘솔 중심의 글로벌 개발사로 평가받고 있다.

네오위즈는 2023년 9월 출시한 P의 거짓을 통해 국내 게임업계의 ‘불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지던 콘솔 타이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다크소울류 하드코어 액션 RPG라는 도전적인 장르임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고, 스팀과 콘솔 플랫폼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P의 거짓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고, 5개월 만에 누적 이용자 7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6월에는 본편 P의 거짓과 DLC ‘P의 거짓: 서곡’을 합해 전 세계 판매량 300만 장을 돌파했다.

P의 거짓의 성공 요인은 우선 차별화된 전투 경험에 기반한 게임성이 꼽힌다. ‘리전암’, ‘무기 조합’ 시스템을 통해 묵직하면서도 현실감 넘치는 전투를 구현, 소울라이크 장르의 재미를 살려냈다. 섬세한 그래픽과 내러티브의 완성도도 성공 요소다. 벨 에포크 시대를 세밀하게 재현한 비주얼과 ‘거짓말’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활용한 탄탄한 스토리텔링이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P의 거짓은 네오위즈의 실적 지표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

[취재] ‘P의 거짓’ 300만장 신화…네오위즈 바꾼 3년의 기록
2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네오위즈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네오위즈는 P의 거짓이 출시된 2023년 이후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네오위즈는 2023년에 매출 3656억 원, 영업이익 316억 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대비 24.1%, 62.2% 증가했다. 지난해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에는 1990억 원의 매출과 28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1%, 47.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10.5%에서 올해 상반기 14.5%로 대폭 상승했다. 특히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은 16.9%에 달한다.

P의 거짓은 네오위즈의 매출 구조도 바꿔놓았다.

2022년 33%였던 해외 매출 비중은 2023년 41%로 크게 상승했다.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은 48%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해외 매출 확대를 견인한 것은 P의 거짓이다. P의 거짓은 매출의 97%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취재] ‘P의 거짓’ 300만장 신화…네오위즈 바꾼 3년의 기록

무엇보다 P의 거짓의 성공은 기업의 체질과 브랜드 인식이 전환된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300만 장 판매 돌파는 ‘신규 IP’, ‘한국 개발사’, ‘콘솔 불모지’라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 거둔 성과로, ‘글로벌 IP 프랜차이즈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일회성 흥행이 아니라 시리즈물로 후속작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PC·콘솔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한 단계 높였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 네오위즈는 웹보드게임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지만, 중견 퍼블리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이러한 정체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네오위즈는 자체 개발 스튜디오 중심의 콘솔 및 PC 패키지 게임 개발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그 결과물이 P의 거짓이다.

P의 거짓의 성공은 네오위즈에 대한 시장 평가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게임업계에서 개발력은 기업가치로 직결된다. 자체 IP를 보유한 개발사는 후속작과 프랜차이즈로 수익을 지속 확대할 수 있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P의 거짓은 네오위즈가 PC·콘솔 개발사로 역량을 확장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며 “DLC P의 거짓: 서곡까지 성공하면서 PC·콘솔 개발사로서의 정체성이 더 선명해졌고, 앞으로 나올 후속작, PC·콘솔 신작들의 흥행까지 더해지면 변화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네오위즈는 P의 거짓 IP 외에도 여러 게임이 흥행하고 있고, 기대작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서비스 2주년을 기점으로 매출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브라운더스트2’와 출시 2주 만에 글로벌 판매량 50만 장을 돌파한 신작 ‘셰이프 오브 드림즈’의 흥행이 주목된다. 

또 이미 흥행에 성공한 인디 액션 게임 ‘산나비’의 첫 번째 외전 ‘산나비: 귀신 씌인 날’을 개발 중이다. 내년에는 지노게임즈가 개발 중인 퍼즐 어드벤처 ‘안녕서울: 이태원편’과 중국 인디 게임 개발사 ‘섀도우라이트’가 개발 중인 내러티브 추리 어드벤처 ‘킬 더 섀도우’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

네오위즈는 현재 ‘P의 거짓 2’를 개발 중이다. 차기작은 P의 거짓의 강점을 승계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IP 스토리와 소재를 재해석하는 소울라이크 액션 RPG로 개발하고 있다.

후속작이 전작의 완성도를 유지하면서 스토리 확장에 성공할 경우 네오위즈는 콘솔 전문 개발사로 더 확고하게 자리 잡고, 글로벌 게임사 수준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도 가능할 전망이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