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 사진=효성중공업
효성 조현준 회장이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미국 내 최대 규모 변압기 공장으로 만든다.
효성중공업은 18일 미국 테네시주에 소재한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에 1억5700만 달러(약 2300억 원)을 투자해 2028년까지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5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효성중공업의 추가 증설은 AI 전력 인프라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적기 대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조현준 회장의 주문에 따른 결정이다.
효성중공업은 멤피스 공장 인수부터 이번 추가 증설을 포함 세 차례의 증설까지 총 3억 달러(약 44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번 추가 증설로 효성중공업의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은 미국 내 최대 규모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765kV 초고압변압기 설계·생산이 가능한 공장이다. 765kV 초고압변압기는 설계 및 생산 난이도가 높은 전력기기로, 기존 345kV나 500kV 대비 송전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효성중공업은 2010년대 초부터 미 765kV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초고압변압기의 절반 가까이 공급해 왔다.
미국은 최근 노후 전력설비 교체수요, AI 확산에 따른 전력망 확충 수요 등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변압기 시장은 연평균 약 7.7% 성장해 2024년 122억 달러(약 17조8000억 원)에서 2034년 257억 달러(약 37조5000억 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전력·자원 시장조사기업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전력사업자들은 전체 전력수요(약 750GW)의 약 15.5%에 해당하는 116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력 신규 공급을 확정하고, 2040년까지 추가로 309GW 규모의 전력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전례 없는 대규모 전력공급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미국의 주요 전력사업자들은 765kV 초고압 송전망 확충 계획을 본격적으로 수립하고 있으며, 이에 필요한 전력기자재 발주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현지 생산기반 강화를 통해 고객들의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설비의 ‘적기 공급 요구’를 충족시켜 미국 시장 내 공급망 주도권을 확실히 잡겠다는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투자로 미국 최대 규모 초고압변압기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기술 경쟁력과 현지 생산·공급 역량을 동시에 확보하며 글로벌 전력기기 ‘빅4’의 위상을 보다 견고히 다질 수 있게 됐다.
특히 초고압변압기는 전력 송전의 첫 단계에서 전압을 변환하는 핵심 설비로, 전력망의 안정성·효율·운영 신뢰도를 결정한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내 유일한 765kV 초고압변압기 생산 거점을 통해 현지 공급망 대응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조 회장은 미국 내 생산 거점이 향후 전력 인프라 시장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2020년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인수했다. 인수 당시 여러 리스크가 있다는 내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 전력시장의 미래 성장성과 멤피스 공장의 넓은 부지 활용성을 고려, 현지 생산기지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인수를 추진했다.
조 회장은 AI의 발전에 따른 싱귤래러티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효성중공업이 글로벌 산업 재편을 이끌 전력 인프라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조 회장은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유력인사들과 교류하며 글로벌 전력시장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해왔다. 올해에도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장관, 알 카아비 카타르 에너지부장관을 비롯해 새프라 캐츠 오라클 CEO,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 등 실리콘밸리에 많은 IT 전문가, 에너지 업계 리더를 만나 에너지산업 변화와 사업협력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를 나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빌 해거티 상원의원과 지난 10월 ‘한미일경제대화’ 등 올해 세 차례 만나 긴밀히 소통했고, 빌 리 테네시주지사와도 만나 멤피스공장을 북미 전력산업의 핵심기지로 만드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미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스타게이트 등 에너지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참여를 제안 받고 적극 검토 중이다.
한편, 효성중공업은 2025년 3분기 매출 1조6241억 원, 영업이익 2198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글로벌 수주고는 약 11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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