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노후 전력망 교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실적 증가세가 주목받고 있다. 전력기기 주요 3사 가운데서는 효성중공업이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19일 데이터뉴스가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의 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력 3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전력 부문 매출 합계는 8조6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0% 증가했다.
회사별로 보면 효성중공업의 전력 부문(중공업 부문) 매출은 2조93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1% 늘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조9163억 원으로 16.3%, LS일렉트릭은 2조2103억 원으로 9.9% 각각 증가했다.
전력기기 업체 간 매출 성장률 차이는 제품 구성과 지역별 매출 구조 차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 등 고압 전력기기 비중이 높은 반면, LS일렉트릭은 배전 단계의 중·저압 기기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대규모 전력 수요 증가로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확대되면서, 관련 제품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매출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변압기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송전 과정에서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설비로,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초고압 설비가 필요하다.
또한 효성중공업의 경우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매출이 동시에 확대된 점이 성장률에 영향을 미쳤다. 효성중공업의 전력 부문 국내 매출은 지난해 6833억 원에서 올해 9318억 원으로 36.4% 증가했다. 반면 HD현대일렉트릭의 국내 매출은 지난해 7156억 원에서 올해 7161억 원으로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역별로 보면 효성중공업의 3분기 누적 유럽 매출은 3206억 원으로 전년 대비 70.8% 증가했다. 북중미 매출은 67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9% 증가했으며, 아시아 매출은 8605억 원으로 44.2% 늘었다. 이에 따라 특정 지역에 매출이 집중되기보다는 복수 지역에서 고르게 성장한 모습이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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