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효성그룹 수입차 계열사 FMK가 프리미엄 승용차 시장에서 쌓은 브랜드 운영 경험을 앞세워 상용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럭셔리 자동차에 집중됐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행보다.
FMK는 효성이 인수한 2015년 이후 외형을 빠르게 키웠다. 인수 직전인 2014년 약 220억 원이던 매출은 2025년 약 2160억 원으로 증가했다. 10여 년 만에 사업 규모가 약 10배로 확대된 셈이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판매망과 서비스 체계, 고객 경험을 강화하기 위한 효성의 지속적인 투자가 자리 잡고 있다. 효성은 FMK 인수 후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판매·정비 인프라를 확충했다. 이를 통해 FMK는 해외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해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역량을 축적했다.
또 조현준 효성 회장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장기간 쌓아온 협력 관계가 FMK의 사업 확대를 뒷받침했다. 단순히 차량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본사와 국내 소비자를 연결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페라리다. FMK는 국내에서 페라리 브랜드의 판매와 고객 서비스를 담당하며 시장 기반을 다져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19년 페라리 글로벌 딜러 네트워크에서 최우수 딜러로 뽑혔다.
한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도 커졌다. 2023년에는 페라리의 브랜드 전시 행사인 ‘우니베르소 페라리(Universo Ferrari)’가 서울에서 열렸다. 페라리의 역사와 기술, 차량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글로벌 행사가 한국에서 개최되면서 국내 시장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줬다.
장기간 이어진 양측의 협업은 2025년 10월 ‘페라리코리아’ 설립으로 한 단계 발전했다. 새 합작법인은 국내 브랜드 운영을 맡고, FMK는 공식 딜러로서 차량 판매와 애프터서비스 등 소비자 접점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눴다. 브랜드 전략과 현장 운영을 분리해 전문성을 높인 것이다.
FMK는 페라리 사업에서 확보한 경험을 새로운 자동차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그 첫 결과물이 다임러 트럭과 공동으로 설립한 스타트럭코리아다.
스타트럭코리아는 FMK가 지분 51%, 다임러 트럭이 49%를 보유한 합작법인으로, 2025년 9월 공식 출범했다. 합작법인 설립에 따라 FMK의 사업 영역은 기존 럭셔리 승용차에서 상용차 시장까지 넓어졌다.
이번 진출은 FMK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와 협업하며 확보한 국내 시장 분석 능력과 판매·서비스 운영 경험을 상용차 사업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페라리와의 협력을 통해 검증한 브랜드 관리 및 고객 서비스 역량을 활용해 상용차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FMK는 앞으로 럭셔리 승용차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상용차와 미래 운송 솔루션 분야로 사업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효성은 이를 통해 자동차 사업의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FMK의 중장기 성장을 이끌 새로운 축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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