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메타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출범 이후 국내외 기업 중 가장 자주 과징금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데이터뉴스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처분 내역을 분석한 결과, 메타와 관련 법인은 그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총 729억62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기업 중 최다 과징금 처분 기록이다.
첫 제재는 개인정보위가 출범한 2020년 11월이다. 개인정보위는 당시 페이스북이 2012년 5월부터 2018년 6월까지 6년간 국내 이용자 최소 330만 명의 개인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다른 사업자에게 제공한 사실을 확인하고 6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페이스북 이용자가 다른 사업자의 앱을 이용할 때 친구 정보까지 함께 제공됐다. 학력·경력, 출신지, 가족 및 결혼·연애 상태, 관심사 등이 포함됐다.
또 개인정보위는 페이스북이 조사과정에서 거짓으로 자료를 제출하거나 불완전한 자료를 제출하는 등 조사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개인정보위 출범 후 첫 번째 제재이자 해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첫 고발 사례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듬해에는 얼굴인식 기술이 문제가 됐다. 개인정보위는 2021년 8월 페이스북이 이용자 동의 없이 사진과 동영상에서 얼굴을 인식하기 위한 ‘얼굴인식 서식(템플릿)’을 생성·수집한 데 대해 64억4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 규모는 맞춤형 광고를 위한 타사 행태정보 수집 문제가 불거지면서 크게 늘었다.
개인정보위는 2022년 9월 메타가 이용자가 다른 웹사이트와 앱을 이용하면서 남긴 방문·사용 기록 등을 적법한 동의 없이 수집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메타에 308억6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메타가 국내에서 받은 개인정보 관련 과징금 중 가장 큰 금액이다.
메타는 계정 생성 과정에서 타사 행태정보 수집 관련 내용을 데이터 정책에 포함했지만, 개인정보위는 이용자가 이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2023년에도 같은 문제가 이어졌다. 개인정보위는 7월 적법한 동의 없이 이용자의 타사 행태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 등에 이용한 메타 아일랜드와 인스타그램에 각각 65억1700만 원과 8억86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2024년에는 민감정보 활용이 제재 대상이 됐다.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메타는 페이스북 프로필과 이용자의 ‘좋아요’ 등을 분석해 국내 이용자 약 98만 명의 종교관·정치관, 동성과의 결혼 여부 등 민감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했다. 이러한 정보를 약 4000개 광고주가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정보위는 2024년 11월 메타에 216억13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메타가 개인정보위의 과징금 처분을 가장 많이 받은 데는 맞춤형 광고 중심의 사업구조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2025년 매출 2009억6600만 달러 중 1961억7500만 달러가 광고 매출이다. 광고 매출 비중이 97.6%에 달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관심사와 행동을 분석해 광고주가 원하는 대상에게 광고를 노출하는 것이 메타의 핵심 수익모델이다. 이용자 데이터가 많고 정교할수록 광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메타가 받은 주요 제재가 개인정보 유출보다 개인정보를 어떻게 수집하고 활용했느냐에 집중돼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해킹이나 내부 직원의 실수로 발생한 일회성 개인정보 유출과 달리 메타가 서비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진 데이터 처리 방식이 잇따라 조사 대상에 올랐다.
메타는 개인정보위의 주요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6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개인정보 제3자 제공 사건은 이미 결론이 났다. 메타는 처분 취소 소송을 냈지만 1·2심에서 패소했고, 2025년 3월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개인정보위 처분이 최종 확정됐다.
308억600만 원이 부과된 타사 행태정보 사건도 2025년 1월 서울행정법원이 메타의 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메타가 항소하면서 법정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다만 2024년 11월 민감정보 관련 처분 이후 현재까지 메타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과징금 처분은 없는 상태다. 그동안 개인정보위가 메타의 개인정보 수집·활용 방식을 연이어 조사하면서 과거부터 이어져 온 데이터 처리 관행에 대한 제재가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신규 과징금이 없었다는 것만으로 규제 위험이 해소됐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메타가 AI 사업을 확대하면서 개인정보 활용을 둘러싼 규제 대상도 넓어지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방대한 이용자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광고사업을 키워온 메타는 최근 AI를 핵심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 관련 쟁점도 맞춤형 광고를 위한 데이터 수집·활용에서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이용으로 확대되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앞서 메타를 비롯해 오픈AI, 구글 등 생성형 AI 사업자를 대상으로 공개된 데이터를 AI 학습에 사용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조치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점검했으며, AI 시대 개인정보보 활용 및 보호와 관련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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